'따상상' 실패한 SK바사…앞으로 전망은?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사)가 코스피 상장 첫날인 지난 18일 '따상(공모가 2배의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을 기록했다. 시초가가 공모가(6만5000원)의 2배인 13만원으로 시작해 장이 열리자 마자 16만9000원으로 치솟았다. 가격제한폭(30%, 3만9000원)까지 급등한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해 상장 후 3일 연속 상한가를 친 SK바이오팜의 기세를 넘어설 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SK바사는 19일 현재 전날보다 2500원(1.48%) 내린 1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금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기대에 다소 미치진 못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상장 전부터 가치를 높은 평가를 받았던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일각에서는 3연상 후 하락세를 탄 SK바이오팜과 달리 SK바사는 지속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얘기까지 들린다. 실제로 그 기대에 부응할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상용화, 위탁개발(CMO) 사업 확장 등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먼저 CMO 사업 확장은 SK바사가 상장 전 부터 고평가 논란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SK바사는 공모가 산정시 비교 대상 기업에 백신기업이 아닌 글로벌 위탁개발생산업체(CDMO)·위탁생산업체(CMO)인 스위스 론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을 올렸다.
CMO 서비스 자체만 놓고 보면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전세계 CMO 시장 규모는 2015년 74억달러(약 8조3200억원)에서 연평균 9% 이상 성장해 2025년 303억달러(약 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SK바사의 CMO 사업은 초기에 불과한 만큼, 본격화되고 실질적으로 매출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 바이오공장을 건립하는 데엔 4~5년 정도 기간이 걸린다. 공장의 건축과 기계적 설비를 모두 완료하고 생산설비의 적절성 등을 검증하는 밸리데이션 작업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제약사가 CMO를 통해 상업용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생산기술 이전, 시험생산, 각국 의약품규제기관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등 2년 이상의 준비 기간이 소요된다.
SK바사가 백신 이외에 추가 CMO 사업을 진행하려면 시설 확보가 우선인 만큼, 근 몇 년간은 뚜렷한 성과를 보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는 이유다.
현재 SK바사는 NBP2001과 GBP510 등 코로나19 백신 총 2종을 개발 중이다. 현재 각각 임상 1상과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 이후 3상이 예정돼 있다.
SK바사의 기업가치도 코로나19 백신 개발 상황에 따라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다국적 제약사가 현재 유통되는 백신의 문제를 개선한 2세대 백신을 개발하고 있어 이에 견줄만한 백신 개발이 필수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이후 SK바사의 실적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과 자체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상용화에 따라 큰 폭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급성장한 큐어벡, 노바벡스, 바이오엔텍 등이 SK바사 가치 평가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봤다. 큐어벡과 노바벡스 등의 시가총액은 약 16조~25조원이다.
한병화 연구원은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의 2상과 3상 데이터가 양호해 내년 하반기 출시가 가능하다면 글로벌 신규 백신 업체들의 시가총액 수준으로 주가가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백신 생산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과 코스피200 조기 편입 가능성, 자체 개발 백신 1상 결과 발표 등 상장 이후 주가 상승 가능성도 높은 수준"이라며 "SK바사는 20만원 중후반대까지 주가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구체적으로 SK바시의 시총은 2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총은 총 주식수에 주가를 곱해 계산한다. 이를 SK바사에 적용하면 시총 25조원에 총 주식수 7650만주를 나누면 1주당 32만6797원이 된다. 아직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