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짬뽕 또는 짬뽕맛을 표방하는 면제품은 수십 종이 넘는다.
맛이나 재료, 레시피로 차별화를 하기에는 빈 공간이 없어 보인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짬뽕건면 광고는 기존의 짬뽕면 광고들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방법을 보여준다.
광고스토리는 이렇다.
전광렬: 사실은 말일세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김상호: 홍길동?
전광렬: 제비 다리를 고쳐주고 난 후
김상호: 흥분가?
전광렬: 뱃사람들하고 인당수에서
김상호: 갑자기?
전광렬: 동의보감을 집필하였다네
김상호: 뭐 이런 짬뽕이 다있소?!
전광렬: 지금까지 이런 짬뽕은 없었소
NA: 짬뽕건면 납시오.
시원하다 개운하다 건면이라 참 좋구나 짬뽕보다 짬뽕건면
이 광고가 다른 짬뽕면 광고보다 더 눈에 띄는 표면적인 이유는 베테랑 연기자의 능청스럽고 코믹한 연기때문이다. 두 대배우들이 보여주는 과장된 몸짓과 표정, 그리고 짤떡궁합을 자랑하는 연기의 시너지는 그 어떤 사극이나 드라마 보다 재미있다.
그러나 이 광고가 다른 짬뽕 광고들과 차별화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남들이 사용하지 않은 짬뽕에 대한 또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짬뽕”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첫째, 국수에 각종 해물이나 야채를 섞어서 볶은 것에 돼지 뼈나 소뼈, 닭뼈를 우린 국물을 부어 만든 중국요리의 하나
둘째, “맥주에 소주에 양주까지 짬뽕으로 마셔댄 나는 곧 정신을 잃었다”는 예문에서처럼 서로 다른 것을 뒤섞음을 뜻함.
나가사끼 짬뽕, 불짬뽕, 해물짬뽕, 오징어짬뽕 등 대부분의 짬뽕면들은 음식차원으로 접근한다. 그러나 짬뽕건면의 선택은 달랐다.
짬뽕을 표현함에 있어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해석과는 달리 음식의 범주를 벗어나 여러 가지 것들이 뒤섞여 있다는 접근방식으로 짬뽕을 풀어냈다. 이러한 짬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차별화에 성공하게 만들었다.
홍길동전, 심청전, 흥부전, 그리고 동의보감을 저술한 허준의 이야기까지 광고에 등장하는 스토리만 4개, 그야말로 짬뽕이다.
그런데 서로 다른 4가지 이야기를 전혀 어색하지 않게 절묘하게 엮어간다. 잘 짜인 구성과 스토리의 완성도가 짬뽕을 새롭게 해석한 이 광고를 재미있게 그리고 눈에 띄게 만든 것이다.
◀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