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기자 입력 : 2021.03.23 07:35 ㅣ 수정 : 2021.04.14 11:05
증권사의 ESG경영 관심도 올해들어 본격화 / 현대차증권만 통합 A등급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국내 금융기업들이 대세로 떠오른 ESG경영 실천을 위해 분주하다. 하지만 업종별 성적표는 격차가 크다. 뉴스투데이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원장 신진영)의 ESG 평가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은행 지주사들은 통합 A+ 등급을 넘나들며 선두권을 형성하는 데 비해 증권사들은 B등급 이하를 웃돌며 지지부진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증권사의 부실한 ESG 경영 성적표의 주요 원인으로 '관심도 부족'을 꼽았다.
■ 은행지주사와 증권사의 상반된 ESG경영 평가 등급, 원인은 ‘관심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기업의 ESG경영을 통합등급,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로 나눠 평가한다. 이중 주요 은행지주사들의 ESG 성적표를 보면 C등급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ESG 성적이 우수하다.
KB금융의 경우 올 A+ 등급을 받아온 ESG 금융의 선두주자이다. 신한지주의 경우에도 사회부문를 제외하고 모두 A+를 받았다. 하나금융은 올 A등급을 기록했으며, 우리금융도 올 B+를 받으며 선전했다.
하지만 증권사의 성적은 부진하다. 현대차증권이 ESG 통합 점수에서 A를 받은 것을 제외하면 증권사의 ESG 등급에서는 A를 찾아보기 힘들다. 통합 점수를 기준으로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B+등급,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이 B등급을 받은 바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금융사와 증권사의 평가 항목 및 기준은 같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격차와 관련, “관심도의 차이로 보인다”며 “증권사는 올해 들어 ESG 경영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지주사들의 경우 금융규제의 일부로 지배구조를 일찌감치 신경쓰고 있었고 금융당국이 제재를 가할 경우, 가장 먼저 타깃이 되는 곳은 은행과 지주 쪽 아닌가싶다”면서 “선제적으로 금융사가 ESG경영에 도입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특히 환경부문 등급에서 취약한 증권사…환경관련 공시 전무해
또 증권사의 부진한 ESG 경영 성적 속에서 환경부문이 특히 저조한 성적을 보인다. 환경부문을 기준으로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현대차 증권이 B등급을 받았으며 대신증권과 키움증권, SK증권 등은 D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SK증권이 금융업계 최초로 탄소배출권을 획득했다고 밝힌 바와 같이 증권업계도 환경부문 등급을 올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증권사는 환경 관련 전략을 세워도 공시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2020년도에 공시시스템의 부재가 컸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지주사와 같은 경우 국가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정해 놓은 체계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고 탄소배출량 규제, 페이퍼리스 등 환경 관련 공시를 적극적으로 해왔을 뿐만 아니라 지점과 설비 등이 갖춰져 있어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었을 거다”라며 “증권사는 은행과 생산업종과 비교했을 때 영업점 등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다분해 환경부문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