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포트] 하나금융 ESG 총괄하는 함영주, 3인 부회장 체제 리드할까

박혜원 기자 입력 : 2021.03.26 07:24 ㅣ 수정 : 2021.03.26 07:24

함 부회장이 ESG경영 진두지휘하게 된 3가지 배경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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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그래픽=뉴스투데이/사진=하나금융]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함영주 부회장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회장에 임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4일 사업 부문 ‘수평적 협의체’로의 전환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을 마쳤다. ESG 부회장직과 디지털부회장직을 신설해 함 부회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을 각각 선임했으며, 이은형 부회장은 기존처럼 글로벌 부회장을 맡는다. 

 

일각에선 하나금융이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차기 회장 후보군 3인을 추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4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임기가 오는 2022년 3월로 만료되는 가운데, ‘포스트 김정태’ 밑그림을 그려둬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 ESG경영은 금융권의 새 화두... "함 부회장의 추진력 및 시장통찰력 평가" 관측 

  

ESG 역량 강화는 올해 금융권의 핵심적 경영 목표중 하나이면서 새로운 화두이다. 디지털 전환도 혁신적 과제이지만 수년전부터 진행돼온 관성이 존재한다. 이에 비해 ESG경영은 본격적인 경쟁의 출발선상에 있는 이슈이다. 

 

더욱이 4대 금융지주사 중에서 하나금융은 추격자 입장이다.  3명의 부회장 중에서 추진력과 시장통찰력이 뛰어난 인물이 담당하는 게 합리적 수순이다. 함 부회장은 이런 면에서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에서 A+부터 D까지 매겨지는 6개 등급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통합 ‘A(우수)’ 등급을 받았다.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에서 모두 A 등급이다. 지난 2018년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환경경영시스템을 도입하여 획득한 ISO14001 인증과 더불어, 하나은행이 2019년 발행한 7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 등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평가에서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나란히 통합등급 A+를 받았다. 이와 관련, 당시 하나금융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쉬운 평가”라며 “더욱 더 열심히 역량을 강화해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김정태 회장 역시 올해 신년사에서 ‘사회 가치 금융’을 강조하며 “ESG 경영을 필수적으로 생각하고 국제금융기준에 부합하는 ESG 전략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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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투데이]

 

■ ESG경영의 한 축인 '사회공헌' 경험도 작용...3년간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역임 

   

하나금융이 함 부회장에 ESG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부여한 배경에는 하나은행장 시절부터 ‘사회공헌’을 강화해온 이력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  

 

함 부회장은 지난 2019년 하나은행장에서 물러난 직후 하나금융나눔재단으로 자리를 옮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후 함 부회장은 김 회장이 ‘넥스트(NEXT) 2030’ 경영원칙으로 선포한 ‘사회가치 금융’ 부문을 전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함 부회장의 ESG 총괄은 과거 리스크에 대한 책임론을 딛고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았다는 의미도 갖는다.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장을 맡았던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하나은행에서 발생한 채용비리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으며, 파생결합증권(DLF) 사태 책임자로도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뚜렷한 이유를 추측하긴 어렵지만, 과거 함 부회장이 사회공헌에 힘쓴 이력이 확실히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륜과 경력면에서 '리더십' 가진 함 부회장, ESG 어젠다 추진에 유리 

 

하나금융의 3인 부회장 체제 속에서 함 부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ESG총괄을 담당하게 된 배경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함 부회장은 연륜과 경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함 부회장, 지 부회장, 이 부회장은 각각 10년 안팎의 나이차가 있다. 함 부회장이 1956년생이며 지 부회장이 1963년생, 이 부회장이 1974년생이다. 

 

경력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함 부회장은 1980년 서울은행에 입사한 뒤 2002년 하나은행과 합병하면서 하나은행 가계영업추진부 부장, 충청사업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하나은행장을 맡았다. 

 

지 부회장은 1989년 한일은행 입사 이후 1995년 하나은행 국제부 대리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전략실장 본부장, 중국유한공사 은행장 등을 거쳐 2019년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캐피털투자그룹 중국법인장을 거쳐 중국 베이징대학교 고문교수를 맡다 2011년 하나금융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돼 지난해 하나금융 글로벌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하나금융은 이번 개편을 통해 조직을 수평적 협의체로 전환한다고 밝히면서, “그룹 내 다양한 영역에서의 협력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각 ESG·디지털·글로벌 부문을 담당한 부회장 3인이 서로의 분야에 적극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구조임을 시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3인 부회장 체제가 차기 회장 후보군이라고 가정한다면, 나이와 경력 면에서 함 부회장이 경쟁 구도에서 우위에 있기 쉬울 것”이라면서 "이러한 구도는 함 부회장이 ESG와 같은 새로운 어젠다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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