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기자 입력 : 2021.04.01 07:25 ㅣ 수정 : 2021.04.01 09:23
최 사장 취임식서 "상어는 계속해서 헤엄쳐야만 생존하듯 우리도 끊임없이 움직여야 "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KT 구현모 대표가 비씨카드의 도약을 위해 나섰다. 외부인사인 최원석 사장을 비씨카드의 수장으로 영입했다.
KT 황창규 전 회장이 그간 비씨카드의 수장으로 KT출신의 인물을 선택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최원석 신임사장은 에프앤자산평가 대표이사, 삼성증권 경영관리팀, 장은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 책임연구원 등을 지내며 금융 및 데이터 전문가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최 사장이 그간 실적부진에 휩싸였던 비씨카드를 데이터 바탕의 플랫폼 기업으로 재도약시켜 실적 개선까지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비씨카드 관계자, " 최원석 사장은 소통 달인, 준비되지 않은 질문에도 직답"
비씨카드 최원석 사장이 지난 26일 임기를 시작했다. SNS를 통한 임직원과의 토크 콘서트를 열어 취임식을 진행하며 그 시작을 알렸다. 업무 방식을 간결하고 쉽게 바꾸면서 직원들과 바로 소통하기 위함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이날 한시간 반 동안 직원들과 문답하고 준비되지 않은 질문에도 바로 대답하실 정도로 소통에 능하시다”며 “그간의 관행을 깨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취임식이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이날 “미래에 투자하는 기업만이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BC카드 역시 미래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상어는 계속해서 헤엄쳐야만 생존할 수 있듯이 우리도 끊임없이 움직여 금융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며 포부를 밝혔다.
최 사장의 임기는 2023년 주주총회까지로 약 2년으로 알려져 있다.
■ KT 출신들이 이끌어온 비씨카드 실적부진...금융혁신 위한 구현모의 구상 시동 걸려?
그간 비씨카드 대표는 ‘KT맨’이 맡아왔다. 대표적으로 이동면, 이문환 전 비씨카드 사장이 그렇다. 업계에서는 당시 대표 선임권을 가지고 있던 KT 전 황창규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동면 전 사장의 경우 KT 회장직에서 낙마해 황 전 회장이 예우 차원에서 비씨카드 수장에 앉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KT의 새 수장 구현모 대표는 이동면 전 BC카드 사장을 1년 만에 교체했다. 임기가 1년이었다고 하지만 금융권에서 1년 만의 CEO교체는 흔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비씨카드에서 CEO를 1년만에 교체하는 경우는 비씨카드가 KT에 인수된 2011년, 이종호 사장(2011~2012)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동면 사장의 1년 만의 낙마 배경에는 잇따른 실적부진이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동면 사장이 취임한 2020년도 2월부터 8개월 간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동면 전 사장이 취임한 2020년, 당기순이익은 697억원으로 2019년 대비 약 40%가 감소했다. 카드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에도 흑자를 보인 가운데 비씨카드 홀로 고배를 마셨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조9917억원으로 27.6% 증가했다. 특히, 하나카드와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174%, 129% 늘어났다.
따라서 구 대표가 비씨카드를 금융 플랫폼기업으로 전환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최원석 카드를 뽑은 것이다.
■ 최원석 사장의 과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수익모델 창출로 실적개선 이룰까
비씨카드는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업카드사들과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카드사에 결제 프로세싱을 제공하는 B2B(기업 사이 사업) 사업자에 가깝다.
따라서 다른 카드사들이 진출하고 있는 대출, 할부금융 등을 수익모델로 두기는 쉽지 않지만, 결제데이터 및 가맹점 데이터 확보에는 유리하다.
업계에서는 비씨카드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플랫폼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실적 개선을 위한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최 사장은 비씨카드를 금융 플랫폼기업으로 전환하는 일뿐 아니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를 받았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최 사장님이 그간 데이터를 활용한 기업평가를 주로 맡으셨는데 에프앤자산평가의 초창기부터 이를 이끈 것으로 알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비씨카드의 사외이사를 6년간 했을 정도로 자사의 분위기도 잘 알고있어 외부인사도 아니다”고 말했다.
■ 데이터 역량이 강점인 '금융혁신가' 평판
최원석 신임사장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과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를 마쳤다.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나온 구현모 대표와는 1년 선후배 관계다.
또 최 사장은 1988년 고려종합경제연구소 입사했고 장은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 책임연구원, 삼성증권 경영관리팀, 에프앤가이드 전무, 에프앤자산평가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최 사장은 업계에서 금융 혁신가로 불리는 등 금융 및 데이터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