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태권도, 합기도처럼 무술의 한 종류를 연상시키는 “같기도”라는 개콘의 간판 코너가 있었다. 이런 거 같기도, 저런 거 같기도, 아닌 거 같기도 라며 세태를 풍자하는 개그다.
맥도널드에서도 이와 유사한 같기도 광고를 내보냈다.
늦은 밤 종업원이 알아들을 수 없는 작은 소리로 주문을 하는 젊은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의아해 하는 종업원에게 그 젊은 남자는 차 뒷자리를 가리킨다. 그곳에는 자기 아이가 잠들어 있다. 이를 본 종업원은 작은 소리로 속삭이며 주문한 제품을 건네준다.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이슈에 편승하려는 의도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오히려 아이들을 소중히 대해야 한다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의도가 더 컸을 것이다. 아이들이 주요 고객인 기업이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나섰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의도는 훌륭하지만 광고 소재와 표현은 그다지 훌륭하지 못했다. 광고는 대다수 시청자들의 공감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표현에 있어 공감의 정도에 많은 영향을 주는 소재와 상황의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대한민국 부모들의 지나친 자식 사랑이 야기하는 가장 큰 문제는 남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과 자기 자식을 위해 다른 모든 사람들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이 광고도 보기에 따라서 아이를 위하는 부모의 사랑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자식만을 위해 남들에게 일방적인 희생과 배려를 강요하는 또 다른 이기심 같기도 하다.
이는 마치 공공 장소에서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며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떠드는 아이를 제지하기 보다 애들은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한다는 궤변으로 방치하는 엄마들의 이기적인 자식사랑에서 느껴지는 불편함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만약 잠자는 아이가 자기 아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이였다면 자기 자식만을 위한 이기심이 아닌 모든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 비춰지지 않았을까?
드라마에 흔히 등장하는 재벌집 도련님의 응석을 받아주기 위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사모님의 갑질을 우리는 자식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라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내 아이를 주려고 산 외투를 추위에 떨고 있는 생판 모르는 아이에게 주는 것을 보며 우리는 아이들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배려를 느낀다.
그런 면에서 이 광고는 배려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강요 같기도 하다. 맥도널드의 같기도는 이 광고만이 아니라 업종에서도 나타난다.
맥도널드의 업종은 무엇일까?
당연히 햄버거로 대표되는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기업이다. 그러나 맥도널드에 더 큰 수입을 가져다 주는 일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부동산 개발 사업이다. 이러한 사실은 맥도널드 창업자 레이 크룩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파운더(Founde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매장 수를 늘리면 수익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수익이 더 이상 늘지 않자 해리 서더본이라는 재무 전문가의 조언대로 맥도널드 매장이 들어설 땅을 직접 구입하고 건설하여 임대료를 받는 방식으로 바꾼 후 맥도널드는 초고속 성장을 하게 된다.
맥도널드는 햄버거 회사 같기도 부동산 회사 같기도 하다. 이쯤 되면 같기도의 끝판왕이라는 표현이 그리 과하지는 않은 것 같다.
◀신재훈 프로필▶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