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박기태 기자]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롯데칠성음료(롯데칠성)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와인 판매 자회사 MJA와인에 대한 부당지원 혐의로 과징금 처분과 함께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2008년 설립된 MJA와인은 2009년 4월 롯데 계열사로 편입됐고, 롯데칠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6일 롯데칠성과 MJA와인에 과징금 각 7억700만원, 4억7800만원 등 총 11억85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MJA와인의 시장 퇴출을 막기 위해 저가로 제품을 공급하는 등 부당 지원을 한 혐의다.

또 롯데칠성 법인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MJA와인의 실적 개선을 위해 와인 공급가격에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저가에 와인을 줬다. 판촉사원 비용도 대신 책임졌다.

여기에 더해 자사 인력을 MJA와인 기획·영업활동 등 핵심업무에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MJA와인은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같은 부당 지원으로 MJA와인은 2009년부터 10년 이상 총 35억원의 경제상 이익을 얻었다. 그러는 사이 MJA와인은 매출총이익(매출액-매출원가)이 2012년 11억2300만원에서 2019년 50억9700만원으로 3.5배나 뛰었다. 

그 결과 2009년, 2013년 완전 자본잠식에 처했던 MJA와인은 재무·손익상태가 좋아져 '백화점 와인 소매시장 2위 사업자'라는 지위를 유지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실제 MJA와인은 2019년 매출 기준 백화점 와인 소매시장에서 와인컨시어지(시장 점유율 33.1%)에 15%를 점유한 2위 사업자다.

게다가 롯데칠성은 MJA와인이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한 2017년 10월, 보유 지분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롯데지주에 팔았다가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이던 2020년 8월 다시 사기도 했다.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MJA와인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당했을 것이나 롯데칠성의 지원으로 큰 손실 없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발생한 경위와 내부에서 이뤄진 결정, 지시과정을 조사했으나 총수 일가가 개입한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며 "MJA와인의 재무상태가 좋아지기는 했지만 적자를 면한 수준이고, 백화점 와인 소매시장 경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 개인을 고발하지 않고 법인만 고발하는 결정이 나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