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귀현상에 다급해진 정부…러시아 백신 도입이 방법일까?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자체 기술이 없는 우리나라는 백신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스푸트니크 V'백신 도입이 해결 방안으로 꼽힌다. 스푸트니크V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임상3상 결과 발표로 확인된 만큼, 추가 임상 등의 절차를 거친 뒤 국내 도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는 의견이다.
6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우리 국민 총 99만9870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이는 전체 국민(5200만명)대비 1.92%에 해당한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우리 국민 70%를 대상으로 1차 접종을 끝내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2분기로 예정된 1차 접종 대상 1150만명 중 90%(1035만명) 이상이 실제 접종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현실로 이뤄지는 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보건당국이 개별 제약사 및 백신 공동구매·배분 기구 코백스(COVAX)를 통해 들여오기로 한 백신은 7900만명분이다. 이중 134만3500명분만 실제로 확보했다. 2분기 도입이 확정된 물량은 769만5000명분에 불과하다.
이를 모두 합해도 903만8500명분뿐이어서 상반기 접종 대상자인 1150만명에는 크게 못 미친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정부의 계획대로 백신을 공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백신이 부족해지면서 '자국 우선주의' 속에 수출 제한 움직임 등이 보이기 때문이다.
유럽은 수출허가제를 통해 유럽 대륙에서 생산한 백신은 허가를 받고 수출하도록 관리 중이다. 인도 정부도 자국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수출을 제한하면서 애초 물량을 공급받기로 했던 저소득 국가들의 백신 공급 일정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전 세계적 백신 품귀현상에 우리 정부도 다급한 모습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그동안 가능성이 없다고 했던 국내 위탁생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출금지 방안에 대해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문가들은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을 언급하고 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이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의 '가멜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하고 현지 국부펀드인 RDIF(러시아직접투자펀드)가 지원했다. RDIF에 따르며 현재까지 58개국이 스푸트니크V를 사용 승인했다.
스푸트니크V는 임상 1, 2상 결과로만 사용을 승인받으면서 안전성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월 국제 학술지 '랜싯'에 임상3상 결과가 실리면서 안정성을 확인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의 면역 효과는 91.6% 달한다. 고령층에게도 면역 효과가 91.8%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안전성 논란이 있었던 만큼, 우리 정부가 자체적으로 안전성을 확인하고 도입하는 것을 제시한다.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소규모 임상 등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현재 스푸트니크V는 국내 기업인 한국코러스를 통해 위탁생산(CMO) 중이다. 국내에서 만드는 만큼 검증 과정이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는 스푸트니크V 도입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1일 '한국 정부가 스푸트니크V 도입 문제를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현재 공식적 자료 제출 및 검토 진행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