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주 기자 입력 : 2021.04.08 17:28 ㅣ 수정 : 2021.04.08 17:28
"노동력과 자본의 가치사슬은 쇠락, 데이터 가치사슬이 주인공"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플랫폼은 지속적 혁신의 툴이 되어야 한다. 고객과 함께 지속적으로 상호작용 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SAP코리아 이성열 대표는 8일 오전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2021 CEO북클럽’에서 ‘디지털 비즈니스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등장으로 노동력, 자본 등을 결합하는 기존의 가치사슬이 아닌 데이터 중심의 가치 창출 모델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기업들도 플랫폼을 활용해 지속적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플랫폼 기업의 사례로 두 가지를 들었다. 우선 명상앱인 마보이다. 마보를 이용하는 회원들의 피드백을 바로 반영해 취준생을 위한 명상, 죽음에 대한 숙고 등 다양한 버전의 명상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데 주목했다.
뱅크샐러드는 금융플랫폼을 지향하는 마이데이터사업자이다. 이 대표는 뱅크샐러드도 플랫폼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발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 ‘초연결 시대’에 등장한 플랫폼 비즈니스 스타트업의 성장에 주목하라
이 대표는 아이폰 출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작 등으로 초연결 시대가 시작되면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07년 모바일 혁신과 클라우드 컴퓨팅이 결합하면서 초연결 시대가 시작됐다”며 “개인이 아무 곳이나 다니면서 인터넷망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전에 상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디지털 기술들은 각 영역에서 발전하고 있었다.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이다. 그러나 이 기술에 접근할 수 있었던 대상은 소수였다.
이 대표는 “초연결 시대 이후에는 이런 기술들은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닌 대중들을 위한 것이 됐다”며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장은 변화를 간파한 이들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을 개발해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의 성장 속도는 무섭다”며 “2010년에는 한 개도 없었던 유니콘기업이 2012년 7개, 2013년 20개, 2018년 230개로 늘어났고, 현재는 350에서 400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 "기존의 가치사슬 깨버린 플랫폼 비즈니스 한계 비용은 0"
이 대표는 먼저 플랫폼 기반 비스니스 기반이 기존의 비즈니스 형태와 매우 다른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가치사슬 모델은 기업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원재료, 노동력, 자본 등의 자원을 결합하는 형식이지만, 플랫폼 모델은 원가가 들어가서 서비스나 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데이터의 교환 활동을 통해 가치가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가치 창출 모델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공장을 짓고, 인력을 뽑는 등의 노력을 계속해서 해야 하지만, 플랫폼 모델의 경우 한계비용은 0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한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형성에 다른 사람의 수요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하는 ‘네트워크 효과’도 플랫폼 모델에서 더 극대화된다”며 “플랫폼은 참여자들을 매칭하고 정보나 상품·서비스, 통화 등을 교환할 수 있게 함으로 모든 참여자가 가치를 창출하도록 해 효과가 배가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특성이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무한한 확장성을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플랫폼에 들어오는 데이터를 가지고 디지털 서비스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소비자 요구에 대응할 수 있으며, 비용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디지털 기술의 진화에 따라 플랫폼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고객의 참여로 얻은 데이터로 고객과 소통하라”
이 대표는 전통기업도 기존의 가치사슬 혁신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빅데이터 등의 디지털 기술을 통한 지능적 데이터 처리로 빠른 의사결정과 시장 변화에 맞는 디지털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전통기업이 지금의 디지털 혁신을 제대로 따라가기에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그는 “플랫폼 비즈니스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기존의 가치사슬 모델로 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4050세대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플랫폼은 생물”이라고 강조하며 “고객의 참여로 얻은 데이터 값은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말해줄 것이고,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것 자체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쌓이는 ‘데이터’로 소비자들과 소통하라”며 “계속해서 변화하는 데이터 값을 발 빠르게 해석하고, 이에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만이 기존 기업이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