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2억짜리 해프닝? 남양유업 불가리스 논란에 평소 거래량 100배 증가 속 고점 물린 개인투자자 항의 속출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남양유업 발효유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셀프 발표로 하루 평균 2000주 안팎이던 거래량이 최대 20만주 이상 늘어나며 주가가 급등했다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회사의 발표 내용을 믿고 고점에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은 회사발표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해당회사의 자본시장법 위반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오후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발효유 완제품이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고 주장했다.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남양유업은 13일 장 마감직전 8.5% 오른데 이어 14일 장 초반에는 가격제한폭 근처까지 급등하며 50만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회사의 발표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문제기와 반박이 이어지자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서 결국 전거래일 대비 5.13% 하락한 36만500원에 마감됐다. 이날 거래대금은 872억원에 달했다.
남양유업 주가는 15일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오전 현재 34만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주가가 급등락하는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남양유업 보통주와 남양유업우선주를 62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의 셀프 효과 발표에 대해 질병관리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실험 결과가 과장됐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남양유업 발표와 관련해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며 “현재 해당 연구원에서 제시하고 있는 결과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이지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남양유업 발표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인체 내가 아니고 세포나 시험관 안에서 효과가 있었던 약물은 수백 개가 넘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었던 약물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주주게시판에는 회사의 발표를 믿고 주식을 샀다가 고점에서 물린 개인투자자들의 항의성 글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