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금금 일벌레 일본 직장인들, 정부의 주 4일 근무제 언급에 기대감 만발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회사를 다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던 주 4일 근무를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직장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카토 카츠노부(加藤 勝信) 관방장관은 이번 달 5일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육아나 개호, 투병 등의 생활과 회사업무가 양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근무방식의 추진이 중요하다’고 발언하며 주 4일 근무제의 도입을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4일 근무제는 일본에서 ‘선택적 주휴 3일제’라는 명칭으로 통용되고 있는데 이전부터 자민당의 일 억 총 활약 추진본부가 검토해온 일하는 방법의 개혁 중 하나였으나 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매우 민감한 내용이다 보니 공식적으로 언급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극히 일부 대기업들이 주 4일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리크루트 그룹(リクルートグループ)은 올해부터 1만 6000여명의 자사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하여 직원 누구나 주말 포함 최대 145일의 휴일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평균으로 계산하면 주당 2.8일을 쉬는 셈이 되는데 휴일을 늘리더라도 급여가 삭감되지는 않지만 근로시간은 하루 7.5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어나 연간 근로시간은 주 5일 근무 때와 동일하다.
미즈호 파이낸셜그룹(みずほフィナンシャルグループ) 역시 작년부터 주당 최대 4일을 쉴 수 있는 근무방식을 도입했다. 단, 리크루트그룹처럼 총 근무시간을 고수하지 않고 늘어난 휴일만큼 급여를 삭감하는데 주 4일 일할 경우에는 기본급의 80%, 주 3일 일할 경우에는 기본급의 60% 정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급여 80%라도 상관없으니 주 4일만 일하고 싶다’는 긍정적 의견들이 있었다.
그 외에도 야후 재팬(Yahoo! JAPAN)이 2017년부터 육아나 개호 중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액센츄어(アクセンチュア)나 도시바(東芝), 유니클로(ユニクロ) 등도 일부 직원들에게 주 4일 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인사제도를 마련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가 공식적으로 주 4일 근무를 언급하면서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찬반의견이 쏟아졌다.
‘맞벌이에 가사(家事)까지 모두 하려면 휴일이 더 필요하다’, ‘불필요한 업무들만 줄여도 급여삭감 없이 주 4일 근무가 가능하다’는 찬성파들은 주 4일 근무를 열렬히 환영하는 모습이었지만 반대로 ‘휴일이 늘면 그만큼 수입도 줄어든다.
수입이 줄면 소비도 줄어 경기가 더욱 침체될 것’, ‘급여가 80%로 줄면 생활이 불가능하다’처럼 기업들이 주 4일 근무를 도입하면서 급여도 함께 삭감할 것을 경계하는 이들도 많았다.
여기에 주 4일 근무는 어디까지나 육아나 기타 사유 등으로 풀타임 근무가 불가한 직원들에게만 한정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는 현실적인 시각들도 있었고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처럼 시작만 거창하게 떠들다가 결국 일본 정부의 여타 정책들처럼 조용히 사라질 것이라는 회의적인 의견들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