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4.18 07:29 ㅣ 수정 : 2021.04.18 07:29
삼성전자-LGD 핵심 관계자, TV용 OLED 패널 공급 방안 논의 / 中·대만 'LCD 질주' 속 국내 기업간 초협력체 탄생 기대감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삼성전자가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관계에 있는 LG디스플레이(LGD)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납품받으려 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에 국내 디스플레이 양대산맥인 삼성과 LG가 경쟁이 아닌 초협력을 통해 글로벌 전자·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할 지 주목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LGD) 핵심 관계자들이 만남을 갖고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OLED를 통한 삼성과 LG간 초협력체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삼성전자와 LGD 모두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정호영 LGD 사장도 지난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 출범식 자리에서 '삼성전자에 TV용 OLED 패널을 공급하느냐'는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다.
■ LCD 패널 돌파구는 OLED…성능·가격경쟁력 밀리지 않아 강세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하락 및 출하량 감소, 중국의 물량공세로 인해 위기설까지 제기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LCD 시장에서 LGD는 지난 2017년 중국 BOE에게 1위 자리를 넘겨준 이후 계속해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BOE에 이어 대만 AUO에까지 밀려 3위(14.1%)에 그쳤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마찬가지다. LCD 적자 폭이 커지면서 지난해말에는 LCD 생산 중단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이를 뒤집고 중단 시기를 잠정 연기했지만, 연내로 LCD 사업을 완전히 접겠다는 계획이다.
비록 HD급 32인치 제품이 지난해 1월 장당 32달러에서 올해 68달러로 2배 이상 폭등하는 등 지난해 3분기부터 LCD 가격이 급격히 올라 매출도 늘었지만, 양사는 "호재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CD 패널은 OLED에 비해 원가가 높아 마진율이 적다”며 “일시적인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매출이 증가하고 적자 폭을 개선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호재는 아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LG와 삼성 모두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LCD 시장의 확대는 이런 신사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직접 주문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QD OLED…LG의 OLED 적용될 수 있을까
삼성과 LG는 이미 선두를 뺏긴 LCD 시장 대신 OLED·QD OLED(퀀텀닷나노발광다이오드)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초격차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초격차를 위한 양사의 협업이 중요시 되는 부분이다.
앞서 삼성과 LG는 LCD TV 양산에서 이미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 삼성은 글로벌 TV 판매기업으로, LG는 글로벌 LCD 패널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게다가 QD OLED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육성하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 분야다. 이런 이유로 최근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의 초협력 얘기가 계속해 흘러 나오고 있는 것이다.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QD을 활용한 TV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LG의 OLED 공급이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삼성과 LG의 OLED 공급과 관련 초협력체 구축으로 디스플레이부터 가전을 아우르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LG와 삼성이 OLED TV 패널 시장 독과점적 공급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올해부터 OLED TV 시장은 수요 팽창기에 진입해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710만대에 이를 것”이라며 “내년부터 OLED TV 패널은 LG-삼성 디스플레이의 독과점적 공급구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LCD 중심의 중국 패널업체와 달리 OLED 패널공급과 가격 결정에 전략적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