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주 기자 입력 : 2021.04.20 07:38 ㅣ 수정 : 2021.04.20 07:38
리보세라닙 NDA 지연이 기업가치에 부정적 요인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에이치엘비(HLB)생명과학은 1998년 설립돼 200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이다. 본래 에너지절약(ESCO, Energy Service Company) 사업을 주로 해왔으나 2016년 의약품 유통업에 진출하며 제약·바이오산업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HLB생명과학은 기술력이 높은 해외 바이오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게 됐다. 대표적으로 2018년 한국 판권 및 일본, 유럽 일정 비율의 수익 권리를 취득한 리보세라닙이 있다.
■ 주 파이프라인은 리보세라닙…중국선 ‘아파티닙’으로 연매출 3000억 올려
HLB생명과학의 주 파이프라인은 리보세라닙이다. 현재 간암 1차 치료제, 대장암 3차 치료제, 위암 2차 치료제, 선양낭성암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위암 3차 치료제의 경우 임상 3상 완료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준비 중이다.
리보세라닙은 새로운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아 커지는 암의 진행을 막는 표적항암제다. 암세포는 막대한 양의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필요한데, 리보세라닙은 신생혈관형성을 억제해 암세포 증식과 전이를 막는다.
현재 위암 치료제 개발에 대해서는 2016년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2017년 유럽연합집행위원회와 F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미 중국에서는 7년째 ‘아파티닙’이라는 이름으로 위암 3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2019년 기준 중국 시장에서 매출 3500억원을 기록했으며, 매년 판매량은 증가세다.
이외에도 HLB생명과학은 해외 바이오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신약 물질의 판권을 인수해 다양한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뮤노믹 테라퓨틱스의 교모세포종(악성 뇌종양) 후보물질 ‘ITI-1000’은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중국 항서제약으로부터 한국 독점 라이선싱을 받은 ‘파이로티닙’은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폐암 3상을 승인받았다.
■ 진양곤 대표 ‘바이오 생태계 구축 전략’으로 다양한 파이프라인 보유
HLB생명과학 진양곤 대표는 1966년생으로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부산은행, 평화은행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
IMF로 명예퇴직을 하고 호프집, 컨설팅회사를 거쳐 설립한 투자회사에서 기업 인수 합병에 뛰어들어 HLB생명과학을 인수해 바이오사업을 시작했다.
진 대표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성장 전략으로 삼고 바이오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IR(기업설명회) 행사에서 HLB생명과학을 주축으로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신약개발의 모든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HLB생명과학 바이오 생태계(HLB Bio eco-System)를 주창한 바 있다.
이러한 바이오 생태계 구축 전략으로 HLB생명과학은 해외 바이오기업 인수, 파이프라인 국내 판권 인수 등으로 이른 시간에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 미뤄지는 FDA 신약허가 신청은 부정적 요인
2020년 기준 HLB생명과학의 매출 비중은 의약품 유통사업이 81.77%, 에너지사업이 18.24%다. 바이오개발 사업은 0.01%로, 바이오의약품에서는 아직 수입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 중 리보세라닙이 임상 3상 완료로 가장 진전된 단계에 있지만, FDA의 NDA를 앞두고 일정이 미뤄지는 상태다.
HLB생명과학 측은 “현재 FDA로부터 보완 요청을 받은 문서를 준비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리보세라닙은 위암 치료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치고 FDA의 NDA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허위 공시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당국은 HLB생명과학이 NDA 전 사전미팅(pre-NDA)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 공시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HLB생명과학은 해당 회의록 내용이 신약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탓에 HLB생명과학의 리보세라닙 NDA가 늦어지는 것은 기업가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