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정리해고 직격탄 실직자만 10만명, 신입사원도 출근 전 합격취소 통보 날벼락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매서운 코로나의 기세에도 불구하고 작년 일본의 취업시장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2019년보다 다소 하락했지만 89.5%의 취업률은 한국 취준생들 입장에서는 꿈만 같은 숫자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취업률의 이면에는 기존 직장인들의 계속된 실직과 입사에 부푼 신입사원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기업들의 일방적인 합격취소가 숨겨져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작년 2월부터 집계해 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해고나 고용 중단 사례가 올해 4월 7일 시점으로 누적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특히 3월 한 달 동안에만 약 9000여명의 직장인이 코로나로 직장을 잃었는데 2월에 비해 1.7배나 급증한 숫자기 때문에 4월에도 코로나 실직의 기세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이 숫자들은 기업들이 코로나가 원인이라고 자발적으로 신고한 건수들만 집계한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직장인들이 직, 간접적으로 코로나의 영향을 받아 회사를 떠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월별로 보면 1차 긴급사태선언의 영향을 받았던 작년 5월에 가장 많은 1만 3000명이 해고 또는 고용이 중단되었고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올해 2월까지는 월 5000명대를 유지해왔지만 3월 들어 다시 9292명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미츠비시 UFJ 리서치&컨설팅은 3월에 코로나 실직이 급증한 원인으로 올해 두 번째로 발령되었던 긴급사태선언의 영향과 기업들의 연말 정리해고 열풍을 들었다. 여기에 최근 일본 내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하루 5000명을 바라볼 정도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실직사례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한편 코로나의 어두운 그림자는 취준생들에게도 드리웠다. 후생노동성 발표에 따르면 4월에 입사를 예정하고 있었지만 사측으로부터 일방적인 합격취소 통보를 받은 취준생이 2월 말 시점으로 100명에 달했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기업들의 사정으로 갑자기 입사가 취소되는 경우는 매년 있어왔지만 작년과 올해는 유난히 그 수가 눈에 띄게 많아져 코로나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었다. 후생노동성 담당자도 ‘4월 이전에 입사 취소자가 100명을 넘기는 건 (예년에 비해)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이 속도로 가면 예년 기준으로 200~300명가량이 출근도 못 해보고 입사가 취소될 수 있다.
기업들은 신입사원의 합격을 취소할 경우 이를 반드시 신고하게 되어 있다. 입사가 취소된 100명 중에 대학생은 91명, 고등학생으로 9명으로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이 62명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18명), 의료 및 복지(1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입사시기가 늦춰진 신입사원도 51명이 있었고 가장 길게는 6개월까지 입사가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기업들이 입사를 취소한 사례는 리먼 쇼크의 영향을 받은 2009년 4월의 2143명이 가장 많았고 동일본 대지진 때의 2011년 4월도 598명의 신입사원들이 일방적인 합격취소를 통보받았는데, 이번 합격 취소건은 4월 기준 역대 세 번째에 해당한다.
후생노동성은 이들을 위해 전국 56곳에 상담창구를 마련하여 합격을 취소시킨 기업들을 설득하거나 합격 취소자들의 새로운 일자리 확보를 지원하고 있지만 상처받은 취준생들의 마음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