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 칼럼니스트 입력 : 2021.04.20 15:24 ㅣ 수정 : 2021.04.20 15:24
왜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족”같은 아이오닉 5 광고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진정한 프로는 절대 오버하지 않는다. 필요 이상의 힘을 쓰지도, 과한 액션을 하지도 않는다는 얘기다.
그런 면에서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을 공격한 이는 누가 봐도 처음 작업(?)하는 어설픈 칼잡이다. 필요 이상으로 여러 번 찌르기 때문이다. 죽을 만큼 충분히 찔렸다고 판단한 장동건은 그에게 “마 고마해라 마이무따 아이가”라는 명대사를 날린다.
아이오닉 5 런칭광고 네 편이 딱 그렇다.
잘 만든 티저광고 한 편으로도 충분했는데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광고를 그것도 네 편씩이나 만든 것이다. 한 편으로 끝내기가 아까웠던 걸까?
아니면 좀 더 잘하려는 의욕이 앞섰던 걸까? 과도한 욕심으로 뱀의 다리를 그렸다는 사족(蛇足)이라는 고사성어를 떠올리게 한다.
왜 사족인지 확인을 위해 티저광고를 다시 보자.
승객이 좌석을 뒤로 젖힐 때 “좌석은 뒤로 과도하게 젖혀주시고”라는 의외의 멘트가 나온다. “기내에서는 안전을 위해 전자기기의 사용을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익숙한 방송대신 “각종 전자기기의 연결은 적극 권장합니다”라는 반대의 멘트가 들린다. 충전 중인 자동차의 모습이 보이며 “대기시간이 짧은 점 참고바랍니다”로 마무리 된다.
다음은 네 편의 런칭광고다.
[라운지 편] 승객 여러분/ 페트병 사탕수수 유채꽃은 아이오닉 5가 될 수 있습니다 / 이제 지속 가능한 미래로 출발합니다.
[탑승 대기 편] 승객 여러분께 안내말씀 드립니다 / 아이오닉 5는 벌써 출발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 지금 바로 탑승하십시오/ 즐거운 여행되세요.
[기내식 편] 승객 여러분 식사가 제공될 예정이오니 / 등받이를 세워주시고 / 테이블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즐거운 시간 되세요.
[착륙 후 편] 승객 여러분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 전원을 연결하여 옷차림을 정돈하시고 / 각종 전자기기를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이 네 편의 런칭광고는 탄탄한 구성의 티저 광고를 장황하게 늘려놓은 느낌이다. 밋밋하고 사족 같은 네 편의 런칭광고 대신 차라리 일상에서, 그리고 이차가 가진 강점인 캠핑 상황에서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전기차의 다양한 혜택과 이 차를 통해 경험하게 될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광고가 곧바로 나왔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흐름이었을 것이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아이오닉 5 티저광고에서 보여준 탁월한 비유와 상징만으로도 충분했었는데 과도한 욕심으로 또 한번의 비유와 상징만이 가득한 재활용(?) 런칭광고를 만든 것이다. 그것도 4편씩이나 말이다.
◀신재훈 프로필▶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