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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올해 갚아야 할 빚만 780兆…쿠팡·쌍용차 '자본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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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태 기자
입력 : 2021.04.21 09:05 ㅣ 수정 : 2021.04.21 09:27

CEO스코어 조사…작년 부채총액, 전년비 79조 늘어난 1525조 / 유통업 13.9%p↑ '증가폭 최상'…車·부품 12.8%p↑ 석화 8.5%p↑ / 올해 만기 도래 유동부채비율 1위는 조선·기계·설비업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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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 참석한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지난해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의 전체 부채 규모가 1525조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0조원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파로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자금조달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가 내년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비유동부채보다 더 큰 폭 확대되며 부채의 질이 악화했다. 지난해 대기업의 유동부채는 2019년보다 48조원 증가한 780조원에 육박하며 전체 부채액의 51.1%를 차지했다.

 

업종별로 조선·기계·설비의 유동부채비율이 135.1%로 가장 높았고 운송과 상사업종도 100% 이상으로 뒤를 이었다. 유동부채비율 상승폭이 가장 큰 업종은 유통으로, 1년 새 8.9%포인트 높아졌으며 제약(7.8%포인트↑)과 자동차·부품(7.3%포인트↑)이 상위에 올랐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지난 4월16일까지 2020년 결산보고서를 제출한 366개 기업의 부채 및 유동부채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의 지난해 부채총액은 1524조5884억원으로, 전년(1446조297억원)보다 5.4%(78조5587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자본은 3.3%(46조1692억원) 증가한 1440조7456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05.8%를 기록했다. 1년 전 부채비율이 103.7%였던 점에 비춰보면 2.1%p 높아졌다. 2019년 769조5757억원이던 차입금 총액이 지난해 810조8436억원으로 5.4%(41조2679억원) 늘며 부채 확대를 주도했다.

 

특히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유동부채는 전년 731조3310억원보다 6.6%(48조4368억원) 증가한 779조7679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절반을 넘어 비중이 51.1%에 달했다. 

 

상환 기간이 1년 이상인 비유동부채도 1년 새 4.2%(30조1219억원) 늘어난 744조8203억원이나 됐다. 

 

유동부채 비율은 2019년 52.4%에서 지난해 54.1%로 1.7%p 높아지며 단기부채 상환 부담이 커졌다. 유통(8.9%p↑)과 제약(7.8%p↑), 자동차·부품(7.3%p↑), 서비스(3.4%p↑), IT·전기전자(2.8%p↑), 석유화학(2.7%p↑), 철강(1.4%p↑), 건설 및 건자재(0.2%p↑) 등 8개 업종이 유동부채 비율 상승을 이끌었다.

 

유동부채 비율 규모로는 조선·기계·설비(135.1%)와 운송(117%), 상사(103.9%) 등이 '톱3'를 차지했다. 건설 및 건자재(80.9%), 유통(74.6%), 자동차·부품(70.1%), 에너지(65.9%), 석유화학(62.3%), 생활용품(61.9%), 식음료(52.6%) 등도 유동부채 비율이 50%를 넘었다. 이들 중 생활용품(93.2%)과 식음료(93.4%) 등 2개 업종을 제외하고는 부채비율도 모두 100% 이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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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유동부채와 유동부채 비율, 단위 십억원. [자료=CEO스코어] 

 

반면 지주(28.4%), IT·전기전자(33.3%), 공기업(34.9%), 철강(38%), 통신(45.6%), 제약(46.6%), 서비스(47.1%) 등 7개 업종은 유동부채 비율이 50%를 넘지 않았다. 이들 업종 가운데 부채비율이 100% 이상인 통신(109.9%)과 공기업(178.9%) 등 2개 업종을 빼면 단기 상환 부담은 물론 전체 재무부담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기업별로는 쿠팡과 쌍용자동차, 쥴릭파마코리아 등 세 곳이 자본잠식이었다. 이어 삼성전자서비스(2846.7%), 뉴옵틱스(1080.6%), 덕양산업(730.6%), 에스피씨지에프에스(693.4%) 에이치엘그린파워(664.1%), STX(560.7%), 이마트24(526.8%), 비엠더블유코리아(511.7%) 등은 유동부채 비율이 500% 이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동부채 규모로는 삼성전자가 75조6044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자동차(59조4595억원), 한국전력공사(25조8812억원), 기아(21조976억원), LG전자(20조2075억원), 포스코(16조8550억원), 두산(15조8082억원), 한화(15조6521억원), 두산중공업(13조705억원), LG화학(12조6242억원), LG디스플레이(11조69억원), 삼성물산(10조8896억원), 현대모비스(10조822억원)가 10조원 이상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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