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일하는법(1)] '임영진님'이라고 부르고 파이낸스 플랫폼으로 진화할까

민경식 기자 입력 : 2021.04.29 08:10 ㅣ 수정 : 2021.04.29 19:40

임영진 사장의 '님'자 호칭법, 창의성과 소통이 넘쳐나는 조직 만들까/4년전 시범사업을 넘어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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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포드는 통조림 공장에서 영감을 얻어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소품종 대량생산시대를 열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넘어오면서 소수인원이 팀을 구성해 작업하는 ‘워크 셀’이 대세가 됐습니다. 명품차 페라리는 한 명의 장인이 한 대의 차를 완성시키는 방식을 통해 생산됐습니다. 이처럼 걸작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탄생합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기업의 특징과 장점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변형되는 추세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법’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일하는 법’에 대한 뉴스투데이의 기획보도는 혁신을 갈망하는 기업과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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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임영진 사장 [사진=신한카드 /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민경식 기자]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이 일하는 법의 혁신을 통해  디지털경제시대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지난 27일 발표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디지털 조직문화 혁신’ 방안 중에는 '호칭 변화'가 가장 눈길을 끈다. 직책을 떼고 이름에 '님'자만 붙이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 임영진 사장, "CEO의 직책명까지 없앤 것은 ABC혁신 위한 것" 강조 / CEO메시지에 대한 임직원의 공감이 관건

 

임영진 사장은 "마이데이터 도입으로 본격화되는 디지털 금융시대에 CEO, 임원, 부서장 직책명까지 없앤 것은 스피디하고 애자일한 과업 수행을 지원하고 상호 존중 기반의 수평적 소통을 위한 것"이라며 "ABC 혁신 전략을 통해 일류 조직문화 구축과 더불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에게 더 큰 차별된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님’ 호칭 문화는 팀원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적용된다. '임영진 사장님'이 아니라 '임영진님'으로 부르라는 주문인 셈이다.  임직원들로서는 선뜻 실행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사장이 극적인 호칭변화를 이끌어내려는 것은 ABC 혁신전략을 위해서다. ‘ABC 혁신전략’은 기반역량(Ability)·사업모델(Business)·기업구조(Company) 등의 3가지 관점에서 회사 자체를 완벽하게 재건축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 변호를 통해서 신한카드가 ‘라이프 앤 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야한다는 게 임 사장의 지론이다.  카드사도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생존과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름에 '님'자만 붙이는 호칭법이 조직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일까. 구성원의 뇌리에서 직책이 사라질 경우, 구성원의 뇌리에는 서열 대신 상호 존중이 더 큰 가치로 자리잡게 된다. 상호존중은 대등한 관계를 만들어낸다. 대등한 관계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피력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논평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창의력과 소통이 넘쳐나는 조직은 애자일 조직(기민한 조직)으로 탈바꿀할 수 있다. 애자일 조직이 돼야 다른 카득사 혹은 금융기관과의 플랫폼 경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임 사장은 호칭이라는 '사소한  변화'를 통해 '큰 결실'을 얻어내고자 하는 셈이다.  이 같은 임사장의 메시지가 임직원들에게 충분하게 침투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임사장의 호칭변화는 4년전보다 혁신적인 목표 제시 

 

신한카드는 4년전에도 선도적으로 '호칭변화'를 선도한 적이 있다. 2017년 2월 초 디지털·글로벌 전담조직인 DT(Digital Transformation) 부문을 대상으로 '스타트업형 조직문화 혁신방안'을 도입했다. 신한카드 전체의 10%를 차지하는 DT부문 280명을 대상으로 부장, 차장, 과장, 대리 등의 6단계 직급 호칭을 폐지하고 프로와 매니저의 2단계 호칭으로 통일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이는 보수적인 금융권 최초의 호칭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언론을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신한카드 사장은 위성호 현 흥국생명 부회장이었다. 당시 위 사장은 "향후 DT부문의 실험 성과를 바탕으로 전사적으로 확대해 스타트업 조직문화를 갖춘 디지털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4년전과 현재의 호칭 혁신의 목표도 상당히 다르다. 위 사장의 목표는 '스타트업 조직문화를 갖춘 디지털 회사'였다. 이에 비해 임사장의 목표는  ‘라이프 앤 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이다. 임 사장의 목표가 좀 더 구체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님'자 호칭법이 신한카드에서 정착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혁신은 경영환경 변화를 선도적으로 대응해 가자는 회사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만들어졌다"며 "사무환경 변화, 수평적인 조직 문화 정착 등 다각도 혁신활동을 추진해 신한카드만의 디지로그 컬쳐(디지털+아날로그)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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