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기자 입력 : 2021.05.02 12:30 ㅣ 수정 : 2021.05.03 11:04
고 정주영 회장의 7남/금융사중 유일하게 올해 대기업집단 지정돼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현대해상화재보험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신규대기업 집단에 올랐다. 전년도부터 실적개선을 이어온 정몽윤(66) 회장의 수익중심 경영강화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삼성화재와 같은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단일손해보험사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것도 처음이다.
이로써 현대가의 4번째 대기업집단 대상이 되었다. 정몽윤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8남 중 7남이다. 2남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 6남 정몽준 현대중공업 총수 등이 형이다.
■ 현대해상 공정자산 총액은 5조 3260억원…사업이익 등의 증가로 자산규모 확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달 29일 발표한 대기업 집단은 회사의 공정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 10조원 미만일 경우에 지정된다. 이 집단에 속한 기업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및 신고 의무,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공정자산’이란 일반계열사 자산총액과 금융계열사의 자본총액을 더한 값이다.
현대해상의 2020년말 기준 공정자산총액은 5조3260억원이며 계열사는 현대C&R, 현대하이카손해사정,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현대하이라이프손해사정 등 21개다. 현대해상의 사업이익 등이 증가해 자산규모가 확대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해상은 지난해 순이익이 628억원 증가하며 3319억원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익잉여금이 큰 폭으로 늘어 자본총계가 3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올해에도 현대해상 이익 증가는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계에서 예측하는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5.6% 늘어난 1036억원이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의 동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 정몽윤 회장의 양대과제= 사업구조의 수익성 향상과 IFRS17 도입 대비한 자본건전성 개선
현대해상의 실적은 2017년 순이익 4644억원을 기록한 후 2018년 3735억, 2019년 2691억원을 보이며 하락세를 보였다. 그리고 2020년 33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도 실적에 따라 움직였다. 2017년 최고 4만9700원까지 찍었으나 30일 기준 2만4350원이다.
또한 매출 대비 순이익 규모가 적은 만큼 수익성을 끌러올려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2020년을 기준으로 보면 현대해상의 매출액은 17조 7102억이었지만 33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현대해상은 매출에서 손해보험업계 2위를 기록했지만 순이익 등 실적에서는 4위권으로 내려갔다.
또한 2022년 1월 1일부터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된다,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따라서 정몽윤 회장은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건전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보험부채가 계약 당시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되면 보험사 부채규모가 지금보다 크게 늘어난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부채를 줄이고 자본을 늘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해상 역시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건전성 강화에 노력 중이라고 알려진다.
■ 정몽윤 회장, 투톱 CEO체제로 실적개선 이뤄…경영진 세대교체 성공
정몽윤 회장은 2016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과 대표이상 사장의 투톱체계로 경영진을 이끌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이철영 부회장, 박찬종 사장의 대표이사 체계였으며 실적 악화 등의 이유로 2020년부터 조용일 부회장, 이성재 사장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대기업집단 진입을 계기로 실적개선과 함께 경영진 세대교체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연봉킹 정몽윤 회장,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보험사 만들겠다는 의지 강해
정몽윤 회장은 1955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8남 3녀 가운데 7남으로 태어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주립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의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7년 현대종합상사에 부장으로 입사해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현대해상화재보험으로 옮겨 부사장, 사장을 거쳐 회장에 올랐다.
정 회장은 2020년 현직 보험사 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연봉킹’이다. 22억7500만원의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보험사를 만들겠다는 희망을 늘 이야기하며 아들 정경선씨가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사회적 기업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