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ESG 경영'에 이러쿵저러쿵…글로벌 기관투자자, 개입 빈도↑
블랙록 표결 참여 韓 기업 수, '19년 12개→'20년 27개 / 전경련 '글로벌 자산운용사 주주권 행사 추이' 보고서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블랙록과 뱅가드 등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을 무대로 그야말로 휘젓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주권 행사 등을 통해 기업 경영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뱅가드, SSGA의 주주 활동을 분석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주주권 행사 추이' 보고서를 7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랙록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에서 주주권을 행사한 건수는 2019년 238건에서 2020년 458건으로 92.4%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주주권행사는 2050건에서 3043건으로 48.4% 증가한 것에 비하면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또 블랙록과 뱅가드, SSGA 순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주주권을 행사하는 등의 개입이 잦았다. 우리 기업에 대한 관심도는 블랙록이 가장 높았다.
2018년 엘리엇의 현대자동차 지배구조개선안에 대한 반대, 2020년 한국전력(한전)의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와 관련한 서한 발송, LG화학의 인도공장 가스누출사건에 대한 개선 요구 등이 블랙독의 대표적인 주주권 행사 사례이다.
블랙록이 주주제안 표결에 참여한 우리 기업도 2019년 12개사에서 2020년 27개사로 2.3배 늘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들 자산운용사가 최근 ESG 관련 이슈에 대한 주주관여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러한 적극 개입주의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실제 블랙록이 ESG와 관련한 주주제안 표결에 참여한 건수는 2019년 953건에서 2020년 1087건으로 14.1% 늘었다. 이에 비해 아시아(일본 제외) 지역은 32.0%로 2배 이상 증가율이 높았다.
전경련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아시아 지역 ESG 이슈에 이들 자산운용사의 개입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며 "특히 환경(E), 사회(S) 이슈에 대한 아시아(일본 제외) 지역 주주제안 관여 건수가 급증했다"고 짚었다.
뱅가드도 아시아 E·S 이슈와 관련해 주주제안 표결 참여 건수 증가율이 14.0%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SSGA는 기후변화 관련 주주 활동이 2015년 59건에서 2020년 148건으로 150.8%나 늘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블랙록 출신 인사들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요직을 차지한 이상 더욱 공세적인 ESG 드라이브가 예상된다"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관여도나 ESG 이슈 개입 빈도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면밀한 동향 파악과 함께 우리 기업들의 선제적인 이슈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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