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되고픈 삼성디스플레이. '고릴라' 美 코닝과 한판승부 예고…승자는?
[뉴스투데이=양대규 기자] '세계 최고 UTG' 자리를 놓고 용(드래곤)과 고릴라가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전운이 감돈다. UTG는 초박형 유리로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커버글라스(유리덮개)로 쓰인다. 현재 UTG 세계 최강자는 미국 코닝으로, 도전장을 내민 쪽은 대한민국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사 UTG에 '드래곤 글라스(Dragon Glass)'라는 이름을 붙일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이는 미국 코닝의 UTG '고릴라 글라스'를 연상케 한다. 고릴라 글라스는 '튼튼한 커버글라스'의 대명사로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의 고급형 제품에 주로 탑재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자사의 UTG에 '드래곤'이라는 이름을 붙여 튼튼함을 강조할 것"으로 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폴더블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UTG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영국특허청(UKIPO)을 통해 UTG와 관련된 상표를 출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출원한 상표는 드래곤 글라스 이외에도 UTG, UTG+, S-UTG 등 3개가 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UKIPO에 상표를 출원하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컴퓨터 디스플레이 모니터, 디지털 사이니지, LED(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패널' 등 다양한 용도의 디스플레이용 상품으로 등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드래곤 글라스'라고 이름을 붙인 건 현재 스마트폰용 커버글라스 1위 제품인 '고릴라 글라스'를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만큼 튼튼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해 2월 공개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의 경우 UTG에 강화유리를 적용했지만, 최상단에 플라스틱 소재 필름을 사용하면서 긁힘이나 찍힘 등의 손상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만큼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Z플립 모델에 기존의 약점을 개량한 UTG를 탑재할 것"이라며 "그 이름이 이번에 상표 출원한 드래곤 글라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스마트폰용 커버글라스 시장은 커닝이 세계 1위다.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삼성전자 갤럭시 등 전 세계 주요 스마트폰은 커닝의 고릴라 글라스가 쓰인다.
올해 초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S21에도 코닝의 최신 제품인 '고릴라 글라스 빅터스'가 적용됐으며, 차세대 갤럭시 Z플립3(가칭)의 외부 디스플레이에도 '고릴라 글라스 빅터스'가 채택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갤럭시 Z플립의 내부 디스플레이에도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가 적용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다만 아직 코닝의 기술이 상용화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실현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런 이유로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새롭게 상표 출원한 제품들이 기존 Z플립에 사용된 UTG보다 높은 품질로 차세대 갤럭시 Z플립에 탑재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디스플레이 전문가들도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의존성을 낮추기 위해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삼성디스플레이 만큼 수율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편, UTG는 30㎛ 수준으로 얇게 가공된 유리에 유연성과 내구성을 높이는 강화 공정을 거쳐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초박형 유리에 일정 깊이 이상 특수물질을 주입해 균일한 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월 업계 최초로 폴더블용 커버 윈도우 재료로 초박형 강화유리를 사용한 UTG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러면서 그해 삼성전자가 공개한 Z플립에 최초로 적용됐다. UTG 상용화를 위해 지난 2013년부터 국내 소재 업체와 협력해 온 결과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제품을 'SAMSUNG UTG'라는 브랜드로 미국, 유럽연합, 중국 등 전 세계 38개국에 상표를 출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