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뼛조각만 신경쓰다가…냉동만두에서 나온 고무장갑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CJ제일제당의 냉동만두인 ‘납작 군만두’에서 고무장갑이 통째로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국내 냉동만두 판매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46%에 달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충격도 크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냉동만두 제품에서 고무장갑이 나온 것이다. 해당 고무장갑의 팔 부분에는 생산 작업자로 추정되는 이름까지 적혀 있었다. 이에 A씨는 곧바로 제품 생산회사인 CJ제일제당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알렸다.
신고를 받은 식약처는 즉시 조사에 들어갔고, 지난해 12월 제조 과정에서 작업자가 옷매무새를 다듬기 위해 설비에 올려둔 장갑이 봉지 안에 혼입된 것으로 보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측은 부주의를 인정하며 "고무장갑이 만두 1개 정도의 중량이라 무게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았고, 고무장갑 특성상 기존 금속검출기에서 걸러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CCTV를 확인했는데 A씨가 산 제품에만 고무장갑이 들어갔고, 다른 제품은 문제가 없었다"며 "현재는 금속검출기에서 탐지가 가능한 장갑으로 교체 완료했으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프로세스 전반을 재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은 믿고 구매했던 대기업 제품에서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자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엄마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맘카페 회원들은 "고무장갑이 통째로? 별일이 다 있다", "만두 너무 맛있는데, 저곳(CJ제일제당) 만두는 안 사 먹을 것", "어떻게 만들길래 공장이 더럽다", "믿기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CJ제일제당 만두 이물질 사태, 이전에도 있었다
CJ제일제당의 만두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온라인 커뮤니티에 'CJ제일제당 만두에서 딱딱한 형태의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미국 소비자의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당시 CJ제일제당 측은 "해당 이물질은 돼지 뼛조각"이라며 "철저한 검사로 뼈를 제거해 돼지고기를 납품받고 있지만, 사람이 하다 보니 100% 걸러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 이후 CJ제일제당은 뼛조각까 잡아낼 수 있는 엑스레이를 도입했다. 뼛조각은 식약처에서도 이물질로 보지 않지만, 소비자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CJ제일제당은 이물질 논란이 있을때마다 발빠르게 대처해 왔다. 그렇다고 모든 식품업체가 CJ제일제당처럼 하지는 않는다. 과거 이물질 사건으로 기업 신뢰도가 추락했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게 지난 2008년 발생한 농심의 ‘노래방 새우깡’ 사건이다. '새우깡에서 쥐 사체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왔다'는 소비자 신고를 받고도 농심은 한달간 은폐하고 적극적으로 조처하지 않았다.
당시 소비자들은 "새우깡은 물론 농심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격노했다. 주가도 폭락하는 등 농심은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19년에는 남양유업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종이 캔을 사용한 어린이 음료에서 곰팡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자 남양유업은 발 빠르게 사과하며, 불안감 해소와 명확한 원인 규명 차원에서 해당 제품의 전면 판매중단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대기업 제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라고 보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이 다른 상품으로 대체가 가능한 상품에서 위생논란이 벌어지면 매출에 큰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발 빠르게 대처하고, 동시에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