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태 기자 입력 : 2021.05.24 13:35 ㅣ 수정 : 2021.05.24 15:28
韓·美·日 100대 기업 ESG 등급 비교 결과 / 최상위등급(AAA), 韓 '0'…日 6곳 美 2곳 / ESG 평균 점수, 日 4.6 美 4.4 韓 3.6 順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일본과 미국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공개한 '한미일 주요 기업 ESG 등급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일 매출액 100대 기업의 ESG 등급 평균은 일본, 미국, 우리나라 순이었다. 일본이 4.6으로 가장 높았고, 미국은 4.4이었다. 우리나라는 3.6에 불과했다. 등급 평균값은 등급별로 1∼7점(AAA가 7점)을 부여해 계산했다.
등급 분포를 보면 우리나라는 BBB(30.0%)와 BB(30.0%) 등급이 가장 많았다. 반면 일본은 A(33.3%)와 BBB(23.0%), 미국은 BBB(41.1%)와 A(21.9%) 등급을 받은 기업의 비중이 높았다.
이번 보고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평가 결과를 비교한 것으로, 대상은 MSCI 등급을 확인할 수 있는 한국 50곳, 일본 87곳, 미국 73곳이다.
MSCI는 AAA, AA, A, BBB, BB, B, CCC 등 총 7단계로 나눠 평가 등급을 부여한다.
이들 중 AAA을 받은 최고등급 기업은 일본의 경우 이토추상사, 소니, KDDI, 후지쯔, SOMPO, 스미토모화학 등 총 6개사였고,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MS), 베스트 바이 등 2곳이었다.
반면 우리 기업은 AAA 등급을 받은 곳이 없었다. AA가 최고 등급으로, 이마저도 LG디스플레이, 케이티앤지(KT&G), (주)SK 등 3곳에 불과했다.
일본은 AA 이상을 받은 상위등급 기업이 23곳, 미국은 15곳이었다.
ESG 평가 우수 항목으로는 일본의 경우 기업행태(경영진의 부정 행위, 부패, 횡령, 자금세탁 등 사업 윤리 행태)가, 미국은 기업지배구조가, 우리나라는 청정기술개발이 꼽혔다.
전경련 측은 "ESG 경영에서 가장 선도적인 국가는 의외로 미국이 아닌 일본으로 조사됐다"며 "일본 기업의 ESG 경영 선도 사례를 분야별로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례조사를 통해 글로벌 기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ESG 경영 요소를 검토하고 점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100대 기업 중 일본은 87개사, 미국은 73개사가 검색 가능한 데 반해 우리나라는 50개에 그치는 것 또한 우리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라며 "우리 기업들의 보다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전경련 주도의 K-ESG 얼라이언스는 우리 기업들의 ESG 경영 우수사례를 발굴·검증하고 MSCI 등 글로벌 ESG 평가기관에 관련 자료를 제공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