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이 갖는 의미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가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을 맡게 됐다. 올해 3분기부터 모더나의 백신 원액을 인체에 투여할 수 있는 최종 형태로 만드는 '완제(병입)충전'에 들어간다.
삼바의 CMO 소식에 향후 우리나라가 '글로벌 백신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나 다른 방식의 백신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기술개발이 어려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이어서 그 기대가 더욱 크다.
다만, 삼바와 모더나의 계약은 원액생산이 아닌 완제 충전에 제한된 것이라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원액생산을 위한 기술이전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에서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추가 공급되는 백신 물량이 없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는 분명 우리나라 백신 산업에 의미 있는 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나친 기대는 경계해야 하지만 말이다.
코로나19는 장기화하는 상황이다. 변이가 일어나고 있고, 백신을 맞았더라도 그 효과가 언제까지 갈지는 확신할 수 없다. 2차 백신을 맞았는데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 감염' 사례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코로나19가 감기처럼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모더나가 세계 2위 CMO 기업인 론자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술이전을 하고 10년간 생산계약을 맺었는데도, 삼바와 추가 계약을 맺은 것은 사태의 장기화를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직은 기대에 그치지만, 삼바가 원액생산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도 국내 기술이전과 백신 공장 건설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다국적 제약사들과 격차를 빨리 좁힐 수 있는 타이밍은 지금과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백신의 기술이전이나 국제기구를 통한 기술개발 자금 확보가 가능하게 됐다는 얘기다.
지금 당장은 실익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움직임들이 장기적으로는 국내 백신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움직임들이 지금 당장 팬데믹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단기적 노력이 되지 않도록 기술개발 노력을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