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몬티대한중석 존 리 사장(상) 성공한 미국 이민자 CEO, 상동 '텅스텐 신화' 부활 프로젝트 맡다
강원도 영월군 상동은 6.25전쟁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세계 최대 텅스텐 생산지로 꼽혀왔다. 하지만 중국의 덤핑공세에 밀려 사실상 생산이 중단된지 오래이다. 그러나 기회가 왔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반도체 원료인 희토류처럼 텅스텐도 전략물자로 분류해 수출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덕분에 텅스텐 국제시세가 오르고 있다. 상동의 텅스텐 신화를 다시 써내려갈 시장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미국기업인 알몬틴 대한중석이 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최고경영자(CEO)는 한국계 미국인인 존 리(59) 사장이다. 존 리 사장은 뉴스투데이 본사 사무실을 방문해 기자와 상동 텅스텐 신화의 부활 그리고 한국경제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인터뷰 이태희 편집인/ 정리 김보영 기자] 알몬티대한중석 존 리 사장은 이질적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중학교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미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해 미군장교 생활을 했다. 소수민족 출신으로 미 주류사회에 진입한 인물이다. 일종의 문화충돌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례이다.
때문에 미국 기업인 알몬티대한중석이 강원도 영월군 소재 상동 텅스텐 광산을 재가동시키는 데, 존 리 사장의 '다문화 체험'은 중요한 강점이다. 미국기업이 왜 한국광산을 개발하느냐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을 대화로 설득하고 지역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최적임자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이민자로서의 일궈낸 성공 경험은 상동 텅스텐 신화를 부활시키는 데 필요한 '설득의 리더십'을 가능케하기 때문이다.
미국 해군 장교로서의 다양한 경험도 반도체 및 다양한 첨단 무기의 원료로 사용되는 텅스텐 시장에 대한 이해력을 키워주는 요소이다.
■"美서 주류사회 진입할 수 있었던 건 '타이밍'·'관계'·'기회'가 맞아떨어져서"
때문에 인터뷰 전반부에는 이방인으로서 미국 사회의 주류로 진입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서 질문했다.
존 리 사장은 "미국 주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가 뭐냐"는 질문에 대해 "나는 주류사회까지는 못갔고 성 김 대북특사가 그런 인물"이라고 겸양의 미덕을 보이면서도 3가지 요소를 꼽았다. △타이밍(Timing, 좋은 시기) △관계(Relationship) △기회(Chance) 등이 그것이다. 성공에는 다양한 척도가 있지만 사회적·국가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서기 위해선 이 세가지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는 것이다.
“미국으로 이민을 간 순간부터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한 것, 무관으로 근무한 것 그리고 롤스로이스를 거쳐 현 알몬티대한중석으로 오기까지 타이밍, 관계, 기회가 모두 맞아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 13살에 처음 밟은 미국 땅…Mrs.swartz(스월츠) 지도교사를 만나 해군장교의 꿈 이뤄
13살 때 미국으로 간 존리 사장은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에 정착했다. 고등학교까지 이곳에서 마쳤다. 존리 사장의 인생을 바꿔놓은 사건이자 기회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바로 고등학교에서 만난 Mrs.swartz(스월츠)지도교사 덕분이다.
존리 사장은 “(미국 사회 특성상) 사립학교에 비해 공립학교 수준이 다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공립 고등학교에서 좋은 지도교사를 만날 수 있었다”며 “스월츠 선생님 덕분에 미 해군 사관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군 사관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타이밍, 관계, 기회가 한 데 어우러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먼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한 미국 거주 5년이라는 조건과 해군 사관학교 입학 시기가 맞아떨어졌다. 13살 때 미국에 갔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하는 해에 미국 거주 5년이라는 시민권 획득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고,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해군 사관학교 입학조건이 충족됐다는 설명이다.
존리 사장은 “시민권 취득에 걸리는 시간도 최대 1년 가까이 소요된다. 그러나 스월츠 지도교사의 인적 인프라 덕분에 지역구 의원의 도움으로 시민권 취득도 2주만에 가능했다”며 관계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이어 “해군사관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또한 좋은 지도교사를 만날 수 있었던 것도 평소에 공부를 해오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유지했기 때문”이라며 “평소에 공부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해군이 될 수 있는 기회도 얻어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학연·지연·혈연이 없는 능력중심 사회이다. 개인이 노력한다면 일정수준 이상의 위치까지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며 "특히 공무원, 군인 등 공공사회에서는 인종에 상관없이 개인의 능력이 곧 경쟁력이다"고 설명했다.
■ 주한 미대사관 무관으로 3년 간 근무, 한국 정부로부터 보급훈장 삼일장 수여 받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장교가 된 존리 사장은 비행수로서 세계무대를 누볐다. 중앙아시아·유럽·북미·동북아시아 등에 서 근무했다. 특히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무관으로 일했다. 존리 사장은 “해군 무관으로서 미국과 한국, 두 나라의 해군 관계를 향상시키기 위해 근무했다”며 “특히 당시 미국에서는 이라크전이 발발했을 때라, 한국 군 파견문제 등 크고작은 이슈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한미간 군사적 협력이 긴밀하게 이뤄져야 하는 시기였다. 그는 빼어나게 역할을 수행했다. 덕분에 2005년에는 그 한 공로를 인정 받아 한국 정부로부터 보급훈장 ‘삼일장’을 수여 받았다.
어린 시절 미국에 갔던 이민자가 성년이 된 후 한국사회에 다시 '관계'를 형성한 셈이다.
■ 군에서 나온 후 롤스로이스 마린 등 방산기업서 제2의 전성기 열어
존리 사장은 한국에서의 무관 근무를 끝으로 군에서 은퇴했다. 이후 롤스로이스 마린, 레이시언 등 방산기업들을 거치며 제 2의 전성기를 열어오고 있다. 그는 방산기업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던 것도 해군으로 근무하면서 쌓아온 인적 인프라, 사람들과의 관계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 후 롤스로이스 마린을 들어갈 수 있었던 기회 역시 해군시절 알고 지내던 관계 중 롤스로이스 지사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군에서 은퇴했을 타이밍에 롤스로이스에서도 같이 일할 사람을 찾고 있었고 마침 그들이 찾는 조건과 나의 역량이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후 롤스로이스 마린 부사장으로 들어가서 아시아 퍼시픽 사장까지 맡게 됐다"며 "이 역시 타이밍, 관계, 기회라는 세가지 요소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존리 사장은 지난해부터는 국내 텅스텐 제조 및 유통 기업인 ‘알몬티대한중석’에서 사장으로 근무 중이다. 텅스텐은 반도체, 무기, 비행기, 각종 엔진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전략 자원이다. 그동안 국내 텅스텐 소비량의 85%는 중국산으로 조달해왔다.
존리 사장은 “지난해부터는 알몬티대한중석에서 국가 전략자원인 텅스텐 제조 및 유통사업을 담당하고 있다”며 “텅스텐 산업으로 한미경제협력은 물론 안보협력에 이르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동 지역주민들의 충분한 협력을 이끌어내 텅스텐 광산을 성공적으로 재가동시키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