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충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서한문을 통해 민선7기 경기도가 추진하는 100억 원 미만 공공건설공사 ‘표준시장단가’ 적용 조례 개정에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 지사는 이번 서한문에서 “경기도가 도의회와 함께 많은 성과를 만들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실천에 옮기지 못한 과제가 있다”며 “바로 공공건설비의 거품을 제거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100억 원 미만 공공건설공사비 산정 시 적용하는 표준품셈 제도는 수시로 변하는 시장가를 제대로 반영치 못해 적정공사비를 산출하는데 부적절하다”며 “이를 시장거래가격을 반영하는 표준시장단가로 바꾸면 적지 않은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공공건설공사는 혈세로 추진하는 사업이고, 효율적인 예산집행은 주권자인 도민에 대한 의무”라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공사비 산정은 예산낭비를 막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셈법만 바꾸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혈세를 1,380만 도민들의 생활을 고루 개선하는데 쓸 수 있도록 조례안 처리에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달라”며 조례 개정안 처리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재차 당부했다.
‘표준시장단가’는 시장가격을 조사하여 정부에서 매년 발표하는 것으로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나, 현재 100억 원 미만 공사에서는 적용을 하지 않고 있다.
시장 상황을 반영한 표준시장단가가 일률적으로 정해진 기준으로 산출하는 표준품셈보다 대체적으로 낮게 산정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100억 원 미만 공사에도 적용해 불필요한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다.
실제로 2년간 도에서 발주했던 공공 건설공사 32건을 대상으로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해 공사 예정가를 계산한 결과, 표준품셈보다 평균 4.4%까지 예산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한다면, 가짜회사(페이퍼컴퍼니)처럼 중간에서 착취하는 얌체업체들의 개입 여지를 없애고 불법하도급 비리를 차단, 전체 건설업계에의 건실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도의 논리다.
이에 도는 민선7기 출범 이후 2018년부터 행정안전부에 계약예규 개정 제도개선을 요청하는 한편, 당해 10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기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 일부 개정안’을 도의회에 제출했으나 건설업계의 거센 반발로 3년째 답보상태에 놓인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조례 개정안이 처리된다면, 불필요한 예산낭비와 부조리를 막고, 공정·건실한 건설업계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도민들의 더 나은 삶과 건설업계의 미래를 위해 도의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 지사의 서한문은 이날 이한규 행정2부지사가 직접 도의회를 방문, 김명원 위원장 등 건설교통위원회 위원 14명에게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