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4대시중은행의 서로 다른 동남아 공략법, 올해 글로벌 실적왕 가른다

이채원 기자 입력 : 2021.06.09 14:51 ㅣ 수정 : 2021.06.10 17:15

4대 시중은행의 해외전략 키워드는 ‘비이자실적’, ‘디지털 전환’, '인수합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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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해외실적 1위는 신한은행이 차지한 가운데, 차기 해외실적 1위를 차지하는 곳은 어느 은행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들의 서로 다른 동남아시장 공략법이 눈길을 끈다. 대부분글로벌시장 수익의 절반 이상을 동남아에서 거둬들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올해 전략에서는 차이가 난다. 

 

누가 동남아 시장을 효율적으로 확장하느냐에 따라 4대 시중은행 중 글로벌 실적왕을 가려줄 전망이다. 

 

■ 2020 글로벌 부문 당기순이익 신한은행이 앞서 / 하나은행 제외한 4대 시중은행, 동남아 시장 편중도 높아 

 

4대 시중은행의 2020년도 해외사업 부문 실적은 신한은행이 가장 앞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은행은 2340억원의 해외사업 단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이 1437억원의 실적을 보였으며 우리은행이 1407억원, 국민은행이 1087억원을 기록했다. 

 

그중 동남아 지역의 실적으로 보면 국민은행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지역에서 808억원의 순손익을 거뒀다. 신한은행의 경우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1400억원을 벌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동남아 지역에서 각각 844억원, 475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중국사업 비중이 큰 하나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동남아 지역의 실적이 해외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신남방지역 전략이 향후 해외사업 실적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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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해외사업 실적 현황 표 [표=뉴스투데이 / 자료=금융감독원(단위:억원)]

 

■ ‘베트남 1위 외국계 은행’ 신한은행, 디지털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 인수합병 전략 돋보인 국민은행, 싱가포르 거점 삼아 아시아 공략할 것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존재감을 보인다. 1400억원의 동남아 지역 실적 중 1200억원 가량을 베트남에서 벌어들였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내 1위 외국계 은행으로 자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글로벌시장에서도 비이자 사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외시장은 국내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순이자마진(NIM)을 누릴 수 있어 전통적인 이자수익에 편중되기 쉽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수익을 다각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내 못지 않게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중요해졌다”며 “현지 우량 디지털 플랫폼과 제휴 및 유망 중소형 플랫폼과의 전략적 동맹을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캄보디아 최대 소액대출기관 프라삭과 인도네시아 중형급 규모인 부코핀 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해외실적을 끌어올렸다. 488억원이던 해외수익이 1087억원으로 오르며 빠른 성장세를 입증한 바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동남아시아 금융벨트 완성을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4월 싱가포르통화청으로부터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따라서 현지통화 기반 리테일 업무를 제외한 기업금융, 투자금융, 자본시장 관련 업무는 물론 증권업까지 포함한 모든 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되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글로벌 금융 허브로 부각되고 있는 싱가포르를 글로벌 투자금융과 자금조달 거점으로 삼아 이를 중심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지속 확장할 것”이라며 “이 외에도 건전성 위주 경영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디지털뱅킹모델 개발을 통하여 비대면 중심의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영업 강자’ 우리은행, 동남아 중심 글로벌 성장전략 / ‘해외점포 수 1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디지털뱅크 사업 추진 

 

우리은행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다양한 지점과 영업망을 가지고 있어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자랑한다. 해외점포 국가 수와 총 네트워크 수가 각각 23개, 448개로 국가수와 네트워크 수 모두 4대은행 중 2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전년동기대비 51% 오른 407억원의 해외수익을 기록해 영업력을 입증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선택과 집중에 따라 성장성·수익성이 높은 동남아 중심 글로벌 성장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미국 등 성장 유망 지역 위주로 10여개 영업점을 신설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해외영업 방향에 대해 “고성장지역에 적극적인 자본금 증자 및 M&A 등을 실시하고 유망산업 중심으로 IB영업을 강화하여 자산을 증대할 예정”이라며 “현지 플랫폼사 제휴를 확대하는 등 현지 맞춤형으로 비대면 상품·서비스를 출시해 비대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고 현지인력도 늘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의 해외점포 국가 수는 24개로 4대은행 중 가장 많다. 특히 중국에서 벌어들이 수익이 845억원으로, 전체 해외수익(1437억원)의 절반이 넘는다. 이에 하나은행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업 강화를 예고했으며 금융지주 차원에서는 비은행 부문의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측은 향후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이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디지털뱅크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분인수계약은 완료된 상태며 현지에서 구축한 사용자 베이스와 브랜드 역량, 디지털 컨텐츠를 활용해 디지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금융지주 차원에서는 핵심 금융시장 내 비즈니스 확대 기회를 모색하고 아시아 핵심 금융시장을 대상으로 한 비은행 부문 투자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베트남 BIDV은행 투자와 같은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증권, 카드 보험 등의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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