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신 신용평가시스템 도입하는 시중은행들 중금리대출 확대할까
시중은행 관계자들,"비금융 데이터 접목시킨 신 CSS 도입은 중금리 대출 확대차원 아냐"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은행 3사가 신 CSS(신용평가시스템)을 개발해 중금리대출 강화에 나선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일제히 신 CSS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시장을 대폭 확대하는 금융혁신을 시도함에 따라 맞대응 전략을 펴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뉴스투데이가 15일 취재한 바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신 CSS개발은 중장기적 차원의 신용평가모델 강화과정의 일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이번 CSS에 대한 기대감이 실리고 있는데 사실 CSS는 그간 꾸준히 업데이트 하며 개발해왔고 이번에도 그 일환이다”며 “또 모든 개인 사업자에 적용되는 시스템으로, 중·저 신용자의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지만 3등급이었던 신용자가 2등급이 될 가능성도 늘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신 CSS 도입이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한 포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아직 신 CSS를 제대로 도입한 시중은행이 없는 만큼 중금리 대출 확대까지 바라보는건 시기상조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금융위원회가 중·저 신용자에 대한 대출확대 및 금리인하 등을 압박하고 있으나, 시중은행은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비금융데이터 접목한 신 CSS 도입하는 시중은행 / 국민은행, 리브엠 가입자 대상으로 한 신 CSS 선제적 도입…신한·하나도 개발 중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인터넷 은행 3사의 신 CSS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기존 금융이력으로만 평가되던 신용평가모델에 비금융데이터를 접목시킨 신 CSS를 개발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 3사가 금융이력 외 결제·통신 데이터 등을 추가한 CSS를 개발해 중·저신용자 공략에 나선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들이 개발 중인 신 CSS는 금융이력이 없어 중·저신용자로 분류되었지만 우수한 대출 상환 능력을 가진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민은행은 경우 통신데이터를 이용해 만든 CSS를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알뜰폰 사업인 리브엠(Liiv M)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통신료 납부이력, 이용패턴 등의 통신 정보를 기존 금융정보와 접목시켜 개인 신용도를 평가한다.
또 리브엠에 가입하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신 CSS를 적용해 ‘단말기구매자금대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단말기 대출상품의 경우 기존 6%의 금리로 통용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 CSS를 도입한 ‘단말기구매자금대출’의 금리는 3%~4%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비금융데이터를 접목한 CSS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 또한 인터넷은행과 같은 방향으로 중·저신용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신용평가모형을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 시중은행, 인터넷 은행 벤치마킹한 CSS 개발하지만, 중금리 대출 확대에는 여전히 '신중'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3등급인 고신용층이 6.6%, 4~6등급인 중신용층이 15.4%, 7~10등급인 저신용층이 18.3%를 보였다. 3등급과 4등급의 차이가 벌어지는 금리단층 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금융권 대출금리 중 고신용층은 8.4%에서 6.6%로 하락하며 금리 혜택을 봤지만 중신용층은 15.9%에서 15.4%로의 변화를 보였다.
이렇듯 은행권이 중금리대출 사업에 무심한 태도를 보이자 금융위원회는 중금리대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은행권에 중금리 대출 공급 확대를 지시한 바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금번 시중은행의 신 CSS개발에 대해 중금리 대출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신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인터넷 은행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시중은행들은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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