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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후의 ESG 칼럼

ESG,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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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후 소장
입력 : 2021.06.21 09:41 ㅣ 수정 : 2021.06.22 08:57

4년연속 부패방지 분야 최우수 등급 획득 등 주목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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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문성후 ESG중심연구소 소장] ESG는 사기업(private sector)에게 투자자들이 요구한 경영 요소이다. 사기업은 수익에 대한 압박감과 주주에 대한 책임감으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ESG 경영 요소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은 어떨까? 흔히 말하는 주인 없는 회사로 굳이 ESG를 도입하여 시스템을 바꾸고 혁신을 도모할 필요가 있을까? 특히, 준정부기관은 공기업보다 오히려 기업적 성격이 약하다고 평가된다.

 

준정부기관의 CEO는 본인 임기 동안 대과 없이 기관을 운영하고, 혁신적 리더십(innovative leadership) 보다는 관계형 리더십 (affiliative leadership)으로 임기 연장이나 다음 자리를 도모하고 싶은 유혹을 받기 쉬운 자리이다. 정부 재산을 관리하거나 관리를 위탁받은 기관이기 때문에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만 수행해도 평타는 치는 곳이다.

 

그런데, 여기 한 기관이 유독 눈에 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공사‘)’ 흔히 ‘캠코(KAMCO)’로 알고 있는 곳이다. 공사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설립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되어 금융회사 부실채권 인수·정리 및 기업구조조정업무, 국유재산관리 및 체납 조세 정리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는 준정부기관이다.

 

IMF 위기에 국가적 구조조정을 돕는 부실채권정리기금의 주체로서 국난을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곳이었다. 하지만, 얼핏 보아도 그렇게 폼 나는 일을 하는 곳은 아니다. 그런데 이 기관이 경영실적이나 윤리경영, 특히 ESG 경영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6월 18일 기획재정부는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결과’를 발표하였다. 131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실적에 대해 각계의 전문가 등이 평가한 결과이다. 이번 평가는 2018년부터 강화된 ‘사회적 가치’ 중심의 기조를 유지하고, 일자리 창출,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 안전・환경, 상생협력・지역발전 등을 골고루 보되 특히 윤리경영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였다고 한다.

 

본 평가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준정부기관으로서 A등급을 획득하였다. (S등급은 금년도에 한 곳도 없었다). 한편, 한국경제신문사와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등이 평가한 ‘공공부문 ESG 평가’에서도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준정부 및 기타 부문에서 종합득점률 88.9%를 기록하며 1등이라할 수 있는 우수기관 상을 받았다.   

 

공적 영역(public sector)에서 ESG는 선언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기가 어렵다. 이미 준정부기관으로서 환경과 사회면에서 기본적인 책무를 다하고 있는 데다, 정부가 대주주 이다보니 지배구조 측면에서 딱히 크게 문제 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준정부기관은 선천적으로 ESG를 실천하는 것이 기본 책무이고, 더군다나 그 존재의 원천이 정부이다 보니 정부나 사회가 요구하는 기본 책무외에 ESG를 특별히 더하기가 쉽지 않다. 사기업처럼 혁신적인 ESG를 도입하기에는 기존의 구성원의 반발도 있을 수 있고, 심지어 대주주인 정부의 눈치도 봐야할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이 모두 ESG를 잘하고 있느냐 그건 또 절대 아니다.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은 수익도 올려야 하고, 덩치가 크거나 특정 산업분야에서 독점적 위치를 점유하기 때문에 굳이 혁신적인 ESG를 하면서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사적 영역(private sector)에서 활발히 ESG가 일어날 때에도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은 정부 방침에 따라 가이드라인만 충실하게 준수하면 우수한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으로 꼽힐 수 있다. 그런데 공사는 달랐다. 먼저 치고 나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공적 영역에서 사적 영역을 능가하는 ESG를 실천한 것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의 2020년 ‘사회책임경영보고서’를 보면 자사가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스스로 ESG를 찾아내어 그것을 혁신적으로 실천하였음을 알수 있다. (이하는 보고서에서 직접 인용한 부분도 있음을 밝힌다) 최근 시설물의 안전 미비로 인한 재난이 빈번한 가운데, 공사는 ‘전사 통합 안전 관리 계획’을 구축하여 ‘全 사업장 안전사고 실시간 감시 체계’를 운영하였고, 3D 시뮬레이션을 통한 초고층 빌딩 대피계획을 수립하였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는 대표적인 S이며, 이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수립하였다는 점이 안전에 대한 조기경보체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공사는 ‘나라키움 청년창업허브’를 개관하여 국내 최초로 국유재산을 활용한 청년창업지원 종합 플랫폼을 구축하였다. 임대료 부담으로 도심지에 사무실을 열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창업 공간을 제공하여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점은 ESG 주체가 먼저 나서서 진정으로 이해관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였다는 점에서 훌륭한 S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공사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19년도 공공기관 부패방지 시책평가 결과 1등급(최우수)을 받아 금융 공공기관 최초로 4년 연속 부패 방지 분야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공사가 부정부패를 방지하고, 높은 청렴도를 유지한 것은 기관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직원들의 청렴 의식을 내재화하였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한 G 활동이다. 공사가 3년 연속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고 있는 것도 사소한 듯 보이지만 가시적인 E활동이다.

 

공적 영역에서도 사기업들에게 귀감이 되는 ESG가 가능하다는 점을 공사는 보여주었다. 특히, 공사는 경영 실적에서도, ESG에서도 우등이다. 둘 다 우등생이라면 그 기관을 모범생이라고 부른다. ESG의 모범생은 공사(公私)구분없이 어디에나 있다. 모든 기업과 기관이 가림없이 서로 찾아서 ESG를 배우고 실천하기를 바란다.  

 

 

◀문성후 소장의 프로필▶ ESG중심연구소 소장, 경영학박사, 미국변호사(뉴욕주), 산업정책연구원 연구교수. '부를 부르는 평판(한국경제신문 간)' 등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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