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펀더멘탈에서는 부담… 주가는 단기 긍정적”
인수 구조와 지배구조 변화
[뉴스투데이=장원수 기자] 하나금융투자는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펀더멘털에는 부담이지만, 주가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마트와 네이버 컨소시엄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수 가격의 80%를 이마트가 20%를 네이버가 책임질 예정”이라며 “네이버가 동참할 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이마트는 네이버의 의사와 별개로 인수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종대 연구원은 “신세계는 거래액 17조원(추정)에 이르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쿠팡에 이어 국내 온라인 유통 2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이베이코리아 17조원 + 쓱닷컴 4조원, 네이버는 숍인숍 방식 거래액이 전체 거래액의 50%가 넘기 때문에 실질적인 시장점유율은 훨씬 낮다)”며 “인수 가격은 지분 100% 기준 약 4조2000억원 수준으로 지분 80% 매각과 100% 매각을 두고 막바지 조율 중으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80% 지분 인수 가격 3조5000억원을 가정할 때, 인수를 위한 별도 페이퍼컴퍼니를 세울 가능성이 크다. 3조5000억원 인수 금액 가운데, 이마트가 1조3000억원, 쓱닷컴 5000억원, 네이버가 700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1조원 정도를 차입할 수 있다”며 “인수 자금 확보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2019년 이후 지속적인 오프라인 점포 세일스&리스백 정책으로 차입금을 1조원 이상 줄인 바 있고, 삼성생명 지분(5.9%)도 9000억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쓱닷컴은 어피니티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이 아직 여유 있다. 이미 많은 금융기관들이 인수 금융에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인수 후, 페이퍼컴퍼니는 이베이코리아와 합병하고, 쓱닷컴과도 합병할 수 있다. 또는 쓱닷컴의 연결 계열사로 편입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마트의 종속 회사로 둘 것 같지는 않다. 강희석 대표가 쓱닷컴의 상장을 위해서도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며 “합병을 하던지,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쓱닷컴에 현물출자하면서, 이마트-쓱닷컴-이베이코리아 순의 연결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이마트는 쓱닷컴을 여전히 50% 지분율로 지배하고, 어피니티의 쓱닷컴 지분율은 기존 20%에서 10%로 하락한다. 네이버의 쓱닷컴 지분율도 10%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네이버는 사실 이베이코리아 지분 투자 필요성이 제한적이다. 이미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 숍인숍을 통한 거래액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가 없으면 곤란한 상황”이라며 “굳이 높은 밸류에이션에 지분 투자까지 할 필요가 없다. 네이버가 필요한 것은 이마트의 식품 카테고리와 제 3자 거래 밴더들을 Lock-in 시키기 위한 물류 인프라다. 쿠팡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물류 인프라가 급선무고 CJ대한통운과 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는 “물론,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쓱닷컴의 물류 노하우를 이베이코리아에 접목시켜 매입 및 재고관리 및 배송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고, 쓱닷컴의 식품 온라인 고객 풀을 이베이코리아로 확대할 수 있다”며 “하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ROE(자기자본이익률)와 ROIC(투하자본이익률) 등 투자지표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일 중장기 성장성을 제고할 수 있다면 이런 지표들의 하락은 큰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전년도 거래액이 정체되면서 시장점유율은 2019년 12%에서 2020년 10%로 크게 하락했다”며 “이베이코리아는 공산품을 주 카테고리로 하고 있고, 쿠팡과 완전히 겹친다. 쿠팡과 전면전을 펼치면서 시장점유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마케팅 확대와 가격 경쟁, 그에 따른 영업손실 증가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배송 인프라 개선을 위한 신규 투자가 늘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가장 큰 경쟁력 가운데 하나가 배송이고, 추가적인 배송 인프라 개선을 위해 몇 조원을 더 쓸 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상장 후 쿠팡의 자본은 3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쿠팡의 지난 1 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3010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20억원 손실 폭이 크게 늘었지만, 오히려 주가는 상승 전환했다”고 짚었다.
그는 “시장점유율이 전년대비 6%p나 상승하면서 20%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올해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시장재편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미 물류센터 신규 투자가 1조원을 넘겼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마트 주가는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유는 세가지로 본다. 첫째, 이미 이베이코리아 인수 불확실성에 주가에 선반영 된 만큼, 불확실성 해소로 해석할 수 있다”며 “둘째, 2분기 실적모멘텀이다. 2분기 할인점 성장률이 전년대비 10%로 예상치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셋째, 쓱닷컴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다. 쓱닷컴이 이베이코리아를 합병하거나 종속회사로 둘 경우, 쓱닷컴 상장은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쓱닷컴의 사업구조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쓱닷컴은 대형마트를 기반으로 두고 있고, 식품 온라인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시장점유율(MS) 1위 업체이며,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온라인 유통 실질적 시장점유율 2위 업체가 됐다”며 “아울러 국내 최대 온라인 플렛폼 회사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로 시너지를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상장 시가총액이 거래액 기준 PSR 0.5배로 10조원만 되어도 이마트의 지분가치는 4~5조원이며, 현재 시가총액과 거의 비슷하다. 현저한 저평가 상태”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이런 주가 모멘텀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이런 밸류에이션은 쿠팡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는 여러 가정이 전제돼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쓱닷컴 상장 기대감에 의한 이마트의 단기 주가 모멘텀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조금만 주가가 상승해도 부담으로 뒤바뀔 수 있는 만큼,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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