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정상화에 공적자금 3조2000억원이 투입된 대우건설 매각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25일로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인수후보자로 거론됐던 중흥건설, DS네트웍스, 아부다비투자청(ADIA) 외에 호반건설까지 후보자로 부상하면서 대우건설 인수전은 사실상 4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주식 50.75%를 갖고 있는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작업을 진행하면 최저 매각 가격으로 주당 9600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가 23일 오전 현재 8750원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약 10%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진다면 대우건설 매각가격은 약 2조3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유력한 인수후보로는 3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흥건설과, 부동산 디벨로퍼 DS네트웍스, 그리고 세계 최대 규모 국부펀드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 ADIA가 거론됐다.
여기에 호반건설까지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인수전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호반건설은 3년전인 2018년1월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적이 있다. 당시 호반건설은 1조6000억원 수준에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방안을 모색했지만 실사 과정에서 나타난 해외부실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했었다.
3년만에 다시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에 대해 호반건설 측은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고 있다.
인수후보들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인수가격이다. 업계에서는 3년전 매각 가격이 1조60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인수후보자들은 약 2조원 수준에서 인수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3년전 매각 추진 당시 대우건설 주가가 5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 주가는 70% 이상 올랐고 대우건설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KDB인베스트먼트가 제시할 매각가격은 2조3000억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2조3000억원을 받더라도 대우건설 정상화에 들어간 공적자금 3조2000억원에는 못 미치는 금액이다.
3년만에 다시 매물로 나온 거대 건설사 대우건설의 매각을 앞두고 높게 팔려는 매도자와 낮은 가격에 사들이려는 매수자 간에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