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일단 미국에서는 모두 끝이 났다. 하지만 아직 국내가 남았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지난 5년간 벌이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소송전' 얘기다. 

25일 현재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측 모두 "미국에서의 합의는 당사자간에 이뤄진 게 아니다"며 국내 소송을 대비한 채비에 들어갔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 22일 이온바이오파마(이하 이온)와 합의하면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와 관련해 진행해 온 소송을 마무리 지었다. 이온은 미국과 유럽, 캐나다 등에서 '나보타'를 치료용 목적으로 허가받아 수입·판매하는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다.

이번 합의로 이온은 메디톡스에 15년간 나보타 순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주기로 했다. 또한, 시장에 나와 있는 이온 주식 중 20%에 해당하는 보통주 2668만511주를 메디톡스에 액면가로 발행한다. 

대신 메디톡스는 합의 대가로 캘리포니아에서 이온에 제기한 영업비밀 도용 관련 청구를 거둬들이기로 했다. 지난해 미국 국제무역 위원회(ITC)가 내린 최종 판결과 관련된 소송도 철회한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또 다른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가 지적재산권 소송에 합의하면서 에볼루스는 현지에서의 나보타 판매가 가능해졌다.

이로써 메디톡스가 미국에 제기했던 '나보타'에 대한 소송은 모두 마무리됐다. 에볼루스는 나보타의 미용 적응증 판권을, 이온은 나보타의 치료용 적응증 관련 판권을 가지고 있다. 그런만큼 대웅제약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아직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과 국내 소송전이 남아 있다.

다만 ITC는 이번 합의로 미국 내 나보타 관련 소송이 마무리된 만큼, 최종 판결을 무효화 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ITC가 "연방순회법원에서 해당 항소가 기각된다면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기 때문이다. 메디톡스 측도 "ITC는 최종 결정을 무효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국내 소송 건이다. 지난 2016년 메디톡스는 "나보타는 자사의 균주를 훔친 것"이라며 대웅제약을 상대로 소송에 들어갔는데, 당시 우리 법원은 "미국 소송 결과를 참고하겠다"며 판결을 미뤘다. 

이와 관련 대웅제약 측은 "우리는 이번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다"고 못 박으며 미국에서 이뤄진 합의와 국내 소송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메디톡스 측도 "대웅제약은 이번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다. 본 합의는 한국과 타 국가에서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간 법적 권리 및 지위, 조사나 소송 절차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국내 소송 건과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ITC가 최종 결정을 무효화하게 되면, 국내 소송에서도 대웅제약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