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온라인 유통시장 지배력을 상승시켜야 한다”
[뉴스투데이=장원수 기자]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한국 온라인 유통시장은 3자 거래 시장을 두고 쿠팡/네이버/이마트 Big 3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의 중장기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 3강이 일정 지위와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개선할 수도 있고, 펀더멘탈 훼손을 이어가면서 끝없는 경쟁을 이어갈 수도 있다”며 “미국이나 중국처럼 Top 1 또는 Top 2 로 재편될 수도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경쟁은 불가피하며, 단기적으로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박종대 연구원은 “앞으로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손익분기점(BEP)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진다면 이번 M&A는 의미가 없다. 2020년 시장점유율은 전년대비 2%p 나 하락했다. 반면, 쿠팡은 2021년 1분기 3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시장점유율을 6%p나 상승시켰다. 투자자들은 쿠팡의 영업손실 증가보다 시장점유율 상승에 의미를 두었고, 실적발표 후 주가는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마트의 투자 기준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주가는 실적·밸류에이션이다. 지금까지도 이마트의 실적 팩터는 할인점, 밸류에이션 팩터는 쓱닷컴이었다”라며 “이베이코리아 인수 불확실성이 제기되기 전까지, 이마트는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모두 상승세였다.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등 오프라인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실적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었고, 2020년 하반기 쓱닷컴이 고신장하면서 밸류에이션까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이제 실적은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연간 이자비용만 약 300억원(차입 1조4000억만 감안시) 이상 추가될 수 있다. 기회비용까지 합치면 700억원(총 3조4000억원의 이자비용)의 이익 훼손”이라며 “그럼,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밸류에이션이 상승해야 한다. 밸류에이션은 향후 이마트의 온라인 유통 시장 지배력에 대한 프라이싱이다. 시장 지배력은 곧 시장점유율”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시장점유율 상승의 핵심은 가격/상품 MD/배송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상품 믹스 개선과 쓱닷컴의 고객 접점 확대가 시장점유율 상승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그게 온라인 유통 시장의 패권을 좌우할 만큼 크게 의미있는 숫자가 될 것 같지는 않다. 공산품과 식품은 고객군과 구매패턴 측면에서 애초 상당히 다른 시장이다. 이베이코리아가 단기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상승시키는데 유의미한 요소는 가격밖에 없다. 상품 MD는 이미 충분하고, 배송 능력 확대는 중장기적이다. 따라서, 인수 후 1~2년 동안은 철저히 마케팅과 프로모션 확대에 의해 시장점유율을 올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마트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주당순이익(EPS)이 감소하는데도 절대적 시장점유율에 대한 가능성과 기대감으로 밸류에이션이 상승해야 한다”며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플랫폼 업체들은 물론, 쿠팡과 같은 온라인 유통 업체들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들이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이고, 카카오는 국내 최대 SNS 카카오톡을 통해 막대한 고객 베이스를 확보한 플랫폼 업체다. 다양한 신규 사업을 통해 사업 규모가 어느 정도까지 커질지 감히 예측하기 힘든 업체들이다. 쿠팡도 결국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플랫폼 업체가 되면서 유통 사업을 시작했지만, 쿠팡은 유통 사업을 통해 플랫폼 업체가 되려고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업체들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밸류에이션이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사업만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은 플랫폼 성격을 무시한 과소평가가 될 수 있고, 그렇다고 규모가 작은 신규 사업과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사업의 가치를 함부로 평가하는 것도 무리”라며 “그래서 애널리스트들 입장에서는 적정 주가를 산출하기 상당히 곤혹스런 회사들이다. 쿠팡도 이 범주에 들어가 있다. 당분간 쿠팡은 수익성보다 외형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영업손실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영업적자가 수천억원이나 되는 회사의 기업가치를 평가한다는 것 역시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래서 이런 기업들은 유동성과 이슈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유동성이 좋을 때는 ‘미래를 모른다’라는 말이 수많은 가능성으로 포장되지만, 유동성이 좋지 않을 때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둔갑할 수 있다”며 “네이버와 카카오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증익도 하고 있지만, 쿠팡은 대규모 영업손실 상태다. 전체 주식시장 변동성에 더 취약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기업에 투자할 때는 산업의 방향과 기업에 대한 더 면밀한 분석과 확신이 필요하다. 경영진의 비전을 충분히 공유하고 공감하고 있어 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주가가 급락할 때 흔들리지 않고 버티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여러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이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서 중장기 시너지와 기대감을 논하고 있다. 이마트는 미래 유통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부동산 자산의 ‘디지털화’를 병행해왔다고 한다”며 “정용진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를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고 말했다”고 짚었다.
그는 “강희석 대표도 ‘이베이 인수는 온라인이 아니라 유통판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라며 “이마트 투자자들은 당분간 실적 개선이 아닌 이와 같은 경영진의 비전과 신념을 믿고 따라야 한다. 그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이마트 투자에 대해서 보수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