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조 “최인혁 COO, 모든 보직서 해임해야”

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6.28 18:16 ㅣ 수정 : 2021.06.28 18:16

"네이버의 결정은 '전형적인 꼬리자르기'" / "다른 가해 임원들도 해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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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네이버 노동조합인 공동성명은 최근 본사 직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의를 표한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계열사 직위에서도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노동조합은 28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동료 사망 사건 최종 조사보고’ 기자회견에서 “최인혁 COO를 네이버 파이낸셜 대표를 포함한 모든 계열사에서도 해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25일 네이버는 “자체 조사결과 직장내 괴롭힘 행위가 있던 사실이 확인돼 관련 임원 4명에게 각각의 징계를 내렸다”며 “최인혁 COO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 측은 이같은 네이버의 결정이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라며 반발했다.

 

노조는 "최 COO는 앞서 이번 사건의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본사인 네이버에서 맡은 모든 직책에서 사의를 표했으나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와 해피빈 재단 대표 등 계열사 경영진의 자리는 유지하기로 했다"며 “(최 COO가) 더는 임원으로 네이버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에서 경영자로서 직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고인에게 모욕적 언행·무리한 업무 지시 등을 가한 것으로 드러나 해임 처분을 받은 임원 A를 거론하며 “구성원을 고통스럽게 하고 조직을 병들게 한 임원 A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오히려 면죄부를 부여한 데 대해 최 대표가 실질적이고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최 COO는 지난 2019년 5월 고인을 포함한 조직장 14명과의 면담에서 임원 A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자 “충분히 들어봤고 생각해보겠다”고 했으나 2주 후 조직 개편에서 임원 A는 총괄 조직장이 됐다.

 

반면 면담을 한 조직장 중 4명은 2개월 내 보직 해임됐고 또 다른 4명은 그해 퇴사했다. 

 

당시 최 COO는 이에 대해 “문제 있는 사람들이 벌인 해프닝”이라고 일축했다.

 

노조는 이번 사건으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은 임원 B에 대해서도 “고인에게 부당한 업무지시를 내려 고인의 힘듦을 가중한 것은 물론이고 다른 구성원들을 고통스럽게 했다”며 역시 해임을 요구했다.

 

임원 B는 4~5개월이 걸릴 업무를 2개월 안에 끝내라는 압박과 금요일 오후에 내주 월요일 회의 자료를 준비하라고 지시했으며, 초과 근무 결재를 올리면 “돈이 없어서 주말 근무를 신청하는 것이냐”라는 등 언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임원 A와 임원 B로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과 우울증 등에 시달리며 병원 진단과 치료를 받은 동료들이 수 명 있다. 휴직한 직원도 확인했다. 네이버의 내부 견제, 인사 시스템은 완전히 붕괴한 상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경영진의 막강한 권력을 내부의 직원들이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인적 책임 외에도 재발 방지 대책위원회를 꾸릴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29일부터 최인혁 대표 및 임원 B의 사퇴와 대책위 구성 등을 요구하는 출근길 피켓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40대 네이버 직원은 지난달 25일 오후 1시께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이 직원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는데 평소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네이버 노조는 지난달 31일부터 6월 23일까지 3주 동안 고인의 조직원을 포함한 지도 조직원 50여명과 퇴직자 10여명 등 총 60여명 이상을 전화 면접 등 방식으로 조사해 이날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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