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인포테인먼트·조명·파워트레인…구광모號 LG, '전장 3각 날개' 달았다
캐나다 마그나와 손잡고 LG마그나 출범 / 기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조명에 파워트레인까지 더해져 / 증권가에선 장밋빛 전망 "글로벌 전기차 시장 생태계 주도"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LG전자가 1일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네셔널과 손을 잡고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하 LG마그나)'를 출범한다. LG마그나는 앞으로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생산을 맡는다.
이로써 LG전자는 기존 VS(자동차 전기·전자 장치, 이하 전장) 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여러 정보와 오락을 동시에 전달하는 시스템)와 자회사 ZKW에서 생산하는 차량용 조명에 더해 파워트레인까지 총 3가지를 큰 축으로 전장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전장 사업에 대한 LG그룹 계열사 전체의 변화도 눈에 띈다.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및 차량용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우뚝 섰다. 특히 차량용 OLED 패널분야는 글로벌 점유율 92.3%로 압도적 1위 기업이다.
또한 LG이노텍은 차량용 통신 및 카메라 모듈, 배터리제어 시스템(BMS) 등 전장 부품 분야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장 부품 사업 분야도 흑자로 전환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1위의 생산 능력을 갖췄고, 특허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LG가 전장 분야 등에서 눈부신 성과를 내면서 업계에서는 '완성차 빼고 다 만드는 LG'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그만큼 LG가 전장 분야에서 만큼은 세계적인 강자가 됐다는 얘기다.
전장 분야에서 LG의 성장은 구광모 회장 취임 시기와 맞물린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과 동시에 '선택과 집중' 경영을 예고한 바 있다. 이런 경영 기조가 최근 전장 분야에서 LG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드러내는 원동력이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 왜 구광모 회장은 전장사업을 선택했을까?
구 회장은 취임 당시 LG의 미래 먹거리로 전장, 로봇, AI(인공지능) 등을 선택했다. 전장 사업은 LG전자가 지난 2013년 새롭게 뛰어든 분야로, 구 회장은 가전과 디스플레이를 이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판단했다.
LG전자도 전장 사업을 시작할 당시 "핵심 기반 기술 투자에 집중해 글로벌 사업 역량을 조기에 끌어올려 그룹 내 자동차 사업 관련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LG가 다가올 친환경 자동차 부품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성과는 초라했다. 지난 2015년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한 뒤 2016년부터는 매년 적자를 냈다. 지난해까지 5년간 누적된 적자액이 8658억원이나 됐다.
그런만큼 LG전자 입장에서는 전장 사업에 대한 체질 개선이 절실했다. 이를 위해 구 회장이 선택한 방법은 사업영역 확대다. 대개 체질개선을 위해선 사업영역을 축소하는 방법을 택하지만 구 회장은 오히려 투자 및 M&A(인수합병)를 통해 전장 부문의 외형을 늘렸다.
구 회장은 먼저 취임 직후인 지난 2018년 8월 1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 ZKW를 사들였다. 이는 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M&A다.
또 지난 3월에는 스위스 소프트웨어(SW) 업체 룩소프트와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업 ‘알루토’를 만든데 이어 이번엔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사 LG마그나도 출범시켰다.
전장 사업에 대한 투자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LG전자의 사업부문별 투자를 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전장 사업에 투입한 자금은 총 3조4350억원에 달한이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H&A(생활가전, 3조6050억원)에 이은 2번째 투자 규모다.
그동안 전장 사업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 회장의 전장 사업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더욱이 LG마그나 초대 최고경영자(CEO)로 정원석 상무가 선임될 예정이다. 정원석 상무는 LG전자에서 전장 사업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MC(모바일) 사업본부 인력 일부도 LG마그나 소속으로 재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전장 사업부가 오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올해 4분기부터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호실적을 기록한 것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부는 지난 1분기 매출 1조8935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43.5%나 늘었다. 영업적자도 7억원으로 줄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마그나는 전기차에 탑재되는 모터와 인터버 등 파워트레인 부품을 생산할 전망"이라며 "향후 LG전자는 LG마그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계열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생태계 형성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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