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는 초통령 게임인데 19禁이라니"… 커지는 '셧다운제 폐지' 목소리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초통령(초등학생의 대통령) 게임'으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마인크래프트가 만 19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는 자바 에디션을 내놓으며 '셧다운제(인터넷 게임 건전이용 제도) 폐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 만 16세 미만은 0~6시에 인터넷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11년 11월 도입됐다. 밤 12시가 되면 문을 닫는다고 해서 '신데렐라법'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청소년의 자율권을 해친다는 이유로 꾸준히 비난을 받아왔다.
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마인크래프트 개발사인 모장스튜디오를 인수한 MS는 올해 초부터 이 게임 최초 데스크톱 버전(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의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정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셧다운제가 실시되는 오전 0∼6시에 16세 미만 청소년의 접속을 차단하는 한국용 서버를 별도로 구축하지 않았다. 대신 '만 19세 이상 플레이어만 자바 에디션을 구매·이용할 수 있다'고만 공지했다. 마인크래프트는 국내에서 12세 이용 등급 판정을 받은 게임이다.
이를 두고 게임 이용자들은 "셧다운제가 근본 원인"이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등 반발했다.
그러자 한국MS 측은 "기존 청소년 이용자는 물론 만 19세 미만 신규 가입자를 위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반기 중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셧다운제를 향한 비판은 여전히 거세다.
이에 정부도 셧다운제 존폐를 둘러싼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6일 "셧다운제를 개선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셧다운제 폐지를 지지하는 분위기다.
이정훈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게임 이용을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면서 "게임 내용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시간을 제한해버리는 것, 즉 청소년 통금을 만든 것이 적절한가라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나 요즘 청소년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온라인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더 많은 세대이기 때문에 부모가 그들의 온라인 활용 방식을 통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오히려 새로운 여가생활로 인정해 주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셧다운제 폐지를 지지한다"며 "정부는 셧다운제를 폐지한 이후 게임법 내에 청소년 보호 장치를 삽입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 이동연 교수도 셧다운제 폐지에 힘을 실었다.
이동연 교수는 "셧다운제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청소년들이 게임을 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만든 황당한 법안"이라고 칭하면서 "청소년들이 게임을 할 수 있는 문화적 권리를 박탈할 뿐 아니라 청소년들이 불법으로 주민등록증을 도용해 게임을 하는 등의 부작용까지 발생하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역시 "셧다운제의 효과가 없다는 보고서가 꾸준히 나왔다"면서 "청소년의 권리를 침해하는 셧다운제는 개정 논의를 넘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5월 한성대학교 조문석 교수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주도한 ‘2020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1차)’ 보고서에서는 청소년 게임 이용시간과 수면시간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시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연구진은 "셧다운제는 수면시간을 방해한다는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해당 제도 적용을 받지 않는 게임 이용자들도 수면시간과 게임이용시간은 의미 있는 상관성이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