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빠른 배송'에 열 올리는 유통업계…소비자는 웃고 배달원은 운다

김소희 기자 입력 : 2021.07.09 19:02 ㅣ 수정 : 2021.07.10 19:46

우딜-주문하기·쿠팡이츠마트·배민1·퇴근길 1시간 배송 등등 / 분 단위로 다투는 배송 경쟁에 내몰린 배달원, 사고 위험↑ / "건당 수수료 받기에 더 빨리 달릴 수 밖에 없는 구조" 한탄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유통업계가 1시간 이내 배송 등을 선보이면서 분(分) 단위 배송 경쟁을 펼치고 있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도로위에 배달원들의 안전은 벼랑으로 내몰린 신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 6월 22일 '우딜-주문하기'를 출시했다. ’우딜-주문하기‘는 동네 마트 기준 49분 내 신속 배달되는 시스템이다. GS리테일은 출시한 지 열흘도 안돼 앱 다운로드 누적 1만 회를 넘어섰다. 

 

쿠팡은 지난달 6일 서울 송파구에 과일, 채소, 정육, 계란 등 신선식품을 즉시 배송하는 ‘쿠팡이츠마트’를 시범으로 시작했다. 배달시간은 10~15분이다. 쿠팡은 시범 테스트 후 서울 강남권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 본사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해 있다. 쿠팡이츠마트 물류센터 역시 송파구 인근으로 알려져 있어 비교적 짧은시간에 주거단지에 배송이 가능하다.  

 

배달의민족 B마트는 지난 1일에는 서울 강남, 서초, 영등포 등에서는 단 건 주문의 경우 20~30분 내에 받아볼 수 있는 ‘배민1’ 서비스를 론칭했다. 배달의민족 B마트는 서울, 인천, 경기 일부 지역에 30분 내에 생필품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롯데쇼핑 롯데슈퍼는 지난해 11월 서울 잠실에서 시작한 ‘퇴근길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서울 강북, 경기, 인천 일부 지역으로 확대했다. 이는 오후 4시에서 8시 사이 주문하는 경우 1시간 내에 배송해주는 시스템으로 9일 현재 23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앞서 홈플러스익스프레스도 지난 2월 17일부터 서울 강서점을 중심으로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소비자들은 빠를수록 편리하기 때문에 빠른 배송 서비스를 선호하는 입장이다.  

 

소비자 A씨는 “낮에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기도 하고 코로나 때문에 밖을 나가기가 꺼려지는데 조금만 기다리면 식재료가 도착하니 편하다“고 말했다. 

 

소비자 B씨도  “보행자의 입장에서는 차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는 오토바이를 보면서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빠른 배송 서비스를 사용해보니 너무 편리해서 급할 땐 이용하게 된다”고 했다. 

 

하지만 물건을 받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배달원은 약속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도로위에 질주를 감내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배민라이더스 지회는 3월 25일 우아한형제들 사무실 앞에서 사측의 보험정책기준 완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배달의민족은 유상종합책임보험에서 유상책임보험으로 전환되면서 대인 대물 배상 범위에 제한을 뒀다. 

 

이에 라이더들은 기자회견에서 “배달업계가 성장하면서 이륜차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줄어듦에도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446명으로 전년대비 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라이더와 시민안전을 내팽겨치고 수익에만 열을 올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배달노동자들의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은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배달 시간은 쿠팡이츠를 제외하곤 모든 기업에서 정해주고 우리는 그 시간 안에 1건씩 배달한다”며 “건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수입을 늘리려면 배달원들끼리 일감 경쟁을 해야하고 도로에서는 더 빨리 달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어 “배달 중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에서 책임지는건 하나도 없다. 4대 보험 중 하나인 산재보험이 책임진다”며 “1건씩 처리하는 단건 배송이라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여전히 위험한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