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김춘진이 꿈꾸는 스마트팜 농부, 노인과 청년의 공존 실현할까
취업은 한국인 모두의 화두이다. 사회에 첫발을 딛는 청년뿐만이 아니다. 경력단절 여성, 퇴직한 중장년 심지어는 노년층도 직업을 갈망한다. 문제는 직업세계가 격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4차산업혁명에 의한 직업 대체와 새직업의 부상뿐만이 아니다. 지구촌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 변화, 한국사회의 구조 변화 등도 새직업의 출현한 밀접한 관계가 있다. 뉴스투데이가 그 ‘직업 혁명’의 현주소와 미래를 취재해 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공사 사장이 농부라는 직업의 개념을 새롭게 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수천년의 세월 동안 농사일이란 오랜 경험을 필요로 하는 직업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다양한 디지털기술을 농작물 생산, 수확, 판매 등에 접목해야 한다.
이러한 양자 간의 결합이 김 사장이 꿈꾸는 농부의 미래상이다. 즉 공유경제형 스마트팜 보급 사업·식량 콤비나트를 통한 '세대간 협력'과 '전방위 사업모델'을 실행하는 ’신농부‘를 육성하고 있다.
이는 자신이 aT 사장으로서 해나가야 한다고 밝힌 역할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궁극적으로 ‘부자농촌’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재임기간 해야할 일로 △ 식량안보 △ 농식품산업의 디지털화를 꼽았다.
김 사장이 aT 사장으로 취임한지는 약 4개월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는 이 기간 동안 공유경제형 스마트팜 보급 사업·식량 콤비나트 사업의 청사진을 구축했다. 나아가 현장 경영 및 신사업 TF(태스크포스) 설치를 통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한국판 뉴딜 신규사업 모델 개발 및 추진을 위한 '제1회 미래사업 뉴딜 CEO 자문위회의'를 갖고 주민참여 공유경제형 스마트팜 보급문제를 논의했다.
주민참여 공유경제형 스마트팜은 지역주민, 귀농·귀촌인, 청년농업인 등이 공유경제형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유통·소비단계까지 챙기는 ’전방위 사업모델‘이다.
특히 스마트팜은 단순히 디지털 기술을 농업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농촌의 고령인구와 도시의 청장년 인구가 상생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T가 추진하는 스마트팜은 농촌의 고령층이 노동력을 제공하면 청장년층이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해 마을기업이 직접 스마트팜을 운영하기 때문에, 세대 간 협력을 통한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지역개발 효과도 있다.
aT 관계자는 “스마트팜 단지 조성을 통해 농촌 고령층의 노동력 제공과 청장년층의 스마트팜 운영 및 마을기업을 접목할 수 있다”며 “정부에서 스마트팜 보급을 지원함으로써 기존에 스마트팜을 도입하고 싶어도 못했던 농가에 활력을 주면서 일자리도 만들어내는 ’상생 프로젝트‘다”라고 말했다.
■ 동북아 식량허브 만들기, 새만금 간척지역을 식량 콤비나트로 구축
김 사장이 추진하는 또 다른 사업은 식량 콤비나트(지역적 산업단지)다. 스마트팜 보급사업으로 ‘세대 간 협력 및 상생’을 만들었다면, 식량 콤비나트 사업으로는 ‘전방위 사업모델’을 실행한다.
일반적으로 식량과 산업단지(콤비나트)의 연결은 다소 생소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김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및 해외 곡물 가격 상승으로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해진 가운데,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사료용 포함)은 21%에 불과하다. 전체 식량 자급률도 45.8%로, 절반이 넘는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사장은 식량 콤비나트를 통해 국가 차원의 식량 공공 비축을 끌어올려 비상상황을 대비하고 식량안보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aT는 새만금 간척지역 식량기지를 확보하고 여기에 물류·저장시설 및 식품가공 공장 등을 집적할 예정이다. 이 시설들은 풍력·조력·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 운영된다.
김 사장은 지난 4월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식량 콤비나트를 통한 식량자급률 제고 방안을 보고했으며 5월에는 강팔문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을 만나 새만금신항 배후단지 활용과 부지 선정 등 장기적인 개발 방향에 대해 협의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 추진력을 보여줬다.
그는 “식량 콤비나트를 통해 2019년 45.8%에 불과한 국내 식량자급률을 2022년까지 55.4%로 끌어올리겠다”며 “궁극적으로는 식량 콤비나트에 물류창고, 하역시설 등을 유치해 우리나라가 ‘동북아 식량허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