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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후의 ESG 칼럼

ESG, S.U.R.E. 프로세스로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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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후 소장
입력 : 2021.07.12 11:19 ㅣ 수정 : 2021.07.12 11:19

개념을 이해하는 '자가 진단(Self-analysis)'이 ESG경영의 첫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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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문성후 ESG중심연구소 소장] ESG는 블랙락 래리 핀크의 주주 서한을 계기로 2018년부터 서구사회에서는 주목받기 시작하였고, 한국에서는 2020년 가을경부터 급속하게 부상하였다. 그간 ESG 제목을 단 책들이 10권 이상이 발간되었고, 기업들의 신년사나 CEO의 메시지에도 ESG라는 키워드는 꼭 들어갔다. 기업이나 경제단체들은 앞다투어 ESG 위원회나 협의체를 신설하였고, ESG 전문가들은 각종 강연과 세미나에 불려 다니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 ESG는 기업의 필수 요소로 리더십과도 같은 보통명사가 되었고, 이 추세는 수년동안 바뀌지 않을 듯 보인다.

 

그런데 ESG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벌써부터 막막한 기업들이 있다.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그래도 다가오는 파고에 맞설 만한데,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은 준비조차 엄두가 나지 않고 있다. ESG는 방어적 이슈에서 공격적 이슈로 바뀌었고, 새로운 투자와 비용이 수반되며, 공시 등 각종 규제가 부가되는, 기업에게는 기회이자 부담인 경영요소이다. 특히, 투자 비용의 회수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며, 그 회수 역시 불분명할 수 있기 때문에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들에겐 더욱 무거운 숙제일 수밖에 없다. ESG가 골고루 전파되고 내재화되어 기업의 경쟁력으로 오히려 자리 잡아야 하는데, 오히려 기업 간의 장벽으로 작동되어 부익부 빈익빈의 도구로 사용될까도 우려된다.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이 5년후, 10년후를 보고 당장 준비를 시작할 수 있는 ESG 경영 모델이 필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필자는 ESG평판을 높이기 위한 경영 프로세스로 ’S.U.R.E.‘를 제안한다. 필자가 창안한 ’SURE‘는 영어 명사들의 첫 글자이다. S는 Self-Analysis, U는 Upgrade, R은 Report, E는 Evaluation이다. ESG를 준비하려면 먼저 기존의 자사 활동 등을 분석(Self-Analysis)하여야 한다. 자체적으로 분석하여 발견된 활동들을 ESG 활동으로 업그레이드(Upgrade)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서 그 활동들을 체계적으로 이해관계자들에게 보고(Report)하고 공시하고 소통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로서 ESG 활동 보고는 가이드라인 등에 잘 부합하여, 평가기관들로부터 우월한 평가(Evaluation)와 판단을 받아야 한다. 

 

먼저 자가 진단(Self-analysis) 과정이다. 기업이 ESG 경영을 하려면 기업은 ESG에 대한 개념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여 ESG가 무엇인지 먼저 이해하고, 자체적으로 분임조 활동 혹은 워크숍 등을 통해 그간 회사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관련 조직 체계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의사 결정 구조는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등 자가 진단을 먼저 시작하여야 한다. 의외로 많은 회사가 스스로 하고 있는 ESG적 활동을 제대로 정리못하거나 혹은 굉장히 파편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총합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자기 회사가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where we are)를 정해야 목표하는 위치(where to go)가 파악될 수 있다. 

 

다음은 업그레이드 단계이다. 그간의 ESG的인 활동을 ESG활동으로 상향시키는 단계이다. 업그레이드에서 중요한 점은 ESG 경영의 의미를 정확히 반영하는 용어를 선택하는 것이다. 아직도 CSR과 CSV의 차이를 착각하고, 여기에 ESG를 이상하게 결합하여 개념의 혼동을 주는 유사 전문가가 많다. 용어의 혼용이나 착오는 기업에게 불필요하게 과중한 부담을 주고 ESG포커스를 흐리게 만든다. 1994년 트리플 바텀 라인을 주창했던 존 엘킹턴은 25주년이 되는 2018년 TBL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하였다.

 

TBL은 단순히 재무적인 성과를 목표로 주장했던 것이 아니고 기업의 시스템을 바꾸자고 제안했던 것이라고 말이다. ESG라고 하며 단순히 활동 명칭을 바꾼다거나 예산을 더 투입한다는 정도로 해서는 ESG경영이라고 할 수 없다. 회사의 미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적 기반으로 만들어 전략으로 내재화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ESG라고 할 수도 없거니와, 심지어 그린 워싱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현재는 ESG활동은 CSR과 CSV가 혼용되고 있지만 점차 CSV로 채워져야 한다. 

 

다음 단계는 보고(Report)단계이다. 보고는 결국 지속가능보고로 완성된다. 물론 소통방식은 홈페이지도 될 수 있고, 디지털 보고서로도 가능하고, IR활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보고의 틀은 4대 프레임워크, GRI, SASB, IIRC, TCFD를 사용하길 권고한다. 여기 보고에는 공시도 포함된다. 2026년부터 유가증권상장기업들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도록 되어 있다. 법적인 기준을 충족시켜 불필요하게 소송이나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처음에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길 권한다. 

 

끝으로 평가(Evaluation)이다. 여기서 평가란 남에게 평가를 받는 것도 있고, 자체 평가를 하는 것도 있다. 물론 ESG가 평판쌓기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되지만, 지금 ESG는 기업 평판의 잣대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평판, 즉 평가와 판단은 기업의 신용등급으로도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평판을 획득하는 것은 중요한 최종 단계이다. SURE 프로세스를 통해 기업이 뛰어난 ESG평판을 얻게 되면, 그 평판은 자금 조달 비용도 감소시키고, 신사업 기회를 통해 수익도 창출하며, 좋은 인재도 유치하고, 사회적 지지도 얻게 해줄 것이다. ESG 경영 시스템을 갖추는 데는 수년이 걸린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빠르지도, 늦지도 않다.  

 

◀문성후 소장의 프로필▶ ESG중심연구소 소장, 경영학박사, 미국변호사(뉴욕주), 산업정책연구원 연구교수. '부를 부르는 평판(한국경제신문 간)' 등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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