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談] 하나카드와 예탁결제원 블라인드 채용의 비밀

이채원 기자 입력 : 2021.07.15 07:50 ㅣ 수정 : 2021.07.15 09:03

금융권 블라인드 면접에선 이름도 몰라, '프로젝트 수행 능력' 평가 / 뽑고 나면 '알파걸' 비율이 남성의 두 배 넘기기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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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면접 진행하는 지원자들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최근 채용을 진행한 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금융공기업의 채용 현황을 보면 뚜렷한 특징이 나타난다. 여성 합격자의 수가 전체 합격자 수의 절반을 넘는다. 또 이들 기업은 모두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했다. 

 

■ 하나카드는 여성합격자가 남성의 2배 / 한국예탁결제원 인턴 합격자 38명 중 20명이 여성 

 

하나카드의 경우 최근 블라인드 채용에서 여성 합격자 수가 남성 합격자 수의 두배를 차지했다. 한국예탁결제원도 2020년 뽑은 전체 채용형 인턴 38명 중 20명이 여성이었으며 캠코의 경우에도 2020년 전체 채용형 인턴 75명 중 40명이 여성이었다. 

 

은행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채용 분위기를 보면 은행에서도 여성합격자의 비중이 더 많다”며 “과거 근속문제, 군 혜택 등으로 남성 지원자를 선호하던 채용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우는 금융사나 금융공기업 입사 전쟁에서도 '알파걸'이 남성 취준생들을 압도하는 이유는 뭘까. 

 

■ 블라인드의 승부처는 PT면접과 역량면접, 여성지원자들이 발표력과 논리력이 뛰어나

 

뉴스투데이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여성지원자들이 남성보다 논리적이고 발표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량은 인성면접보다는 PT면접의 승부처가 된다는 것이다. PT면접은 주어진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발표하는 자리이다.  입사 이후 실무역량을 평가하는 요소로 활용된다. 인사담당자들은 발표자의 학벌, 성별 등은 따지지 않는다. 프로젝트 진행능력만 평가한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은 "PT면접이나 역량면접에서 언변이 뛰어나고 꼼꼼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여성 지원자들이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여성 합격자 수가 남성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초·중·고등학교 교원 임용고시의 경우, 시험성적만으로는 '알파걸'들을 당해낼 수 없는 남성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다. 금융권도 남의 일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금융사 관계자는 “서류에서 맞춤법, 회사에 대한 애정도 등을 평가하면 면접부터는 이름도 가리고 채용이 진행된다”며 “면접자를 A, B 이런식으로 부르는데 이름을 가리지 않으면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확실하게 블라인드 채용의 취지를 이행하기 위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블라인드 채용에서는 프로젝트 이행 면접 비중이 높아서 꼼꼼하고 언변이 능숙한 여성 지원자들의 합격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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