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윤호영의 '빅데이터 혁신', 증권사의 '관습적 사고'와 맞대결 시작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오는 8월 6일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에 대한 ‘고평가’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차기 사업모델인 중금리대출을 두고 중저신용자 비율을 늘릴경우 부실위험 등으로 성장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중금리대출 강화로 인한 장기적인 부실위험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단호하게 반박했다. 그 근거는 두 가지이다. 첫째, 카뱅이 보유한 기존 대출 연체율이 시중은행보다 낮다는 점이다. 둘째, 카뱅이 자체 구축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신용평가모델(CSS)의 고도화'를 통해 중금리대출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금리 대출은 부실화 위험이 높다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관습적 사고'와 윤 대표가 키워온 '빅데이터 혁신'간의 대결이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 DB금융투자 및 메리츠 증권, ‘카카오뱅크 중금리 대출 늘리면 성장률 하락할 것’ VS. 중금리대출 늘린 SBI저축은행은 실적 급성장
증권사들은 카카오뱅크의 고평가를 지적하며 차기 성장모델인 중금리 대출의 부실 우려를 제기했다. DB금융투자는 증권리포트를 통해 “카카오뱅크가 예정대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일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금리 대출에 따른 건정성과 부실위험을 지적했다.
메리츠증권 또한 리포트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중금리대출 취급이 강제된다면 2020년 말 신용대출 기준으로 약 2조7000억원의 중금리 건전성 악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현재 카카오뱅크의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이 안정화되기 전이라는 점을 볼 때. 가계 신용대출 관련 영업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주장은 중금리대출의 특성 중 ‘부실화 리스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통상적으로 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늘리면 오히려 고금리로 인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중금리대출 규모를 늘려 30%에 가까운 실적 성장을 기록한 SBI저축은행이 있다.
SBI저축은행은 전체 가계 신용대출 잔액 중 연 16%의 금리인 중금리대출이 70% 가량을 차지할 만큼 중금리대출 사업에 적극적이었다. 따라서 지난해 SBI저축은행은 전년(8조6876억원)보다 29.55% 오른 수치인 11조2552억원의 자산보유량을 기록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중금리대출 시장을 본격화할 시 1,2년 간은 성장하겠지만 몇 년 후의 부실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오히려 중금리 시장에 뛰어들면 고금리로 인해 당장의 실적 효과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며 “부실위험을 장기적으로 보고 관리해야한다”고 말했다.
■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 ‘카뱅만의 CSS 고도화 자신있어’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20일 열린 IPO기자간담회에서 “중금리 대출 확대로 인한 자산 성장과 여신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받고 '신용평가모델(CSS) 고도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윤 대표는 “중금리 대출은 카카오뱅크가 기업철학에 맞게 당연히 해야하고 관심을 가지던 분야인데 출범이후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금까지 우리가 중금리를 위한 시중의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었고 이 실력을 키우는데 시간이 오래 소요되었다”며 “지금 중금리 시장에서 카카오뱅크가 전체 중금리의 10%를 차지하는데, 이 비율을 20%~24%까지 확대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 사이에 CSS모델이 더 고도화 되어서 목표치인 30%까지도 달성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카카오뱅크는 자신들만의 CSS를 적용해 8월부터 출시되는 중금리 전용 상품의 연체율로 이를 증명해보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20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신용자의 잠적 비율과 같은 부실위험 수치를 예측해 놓은 것이 있나”는 질문에 “잠적 비율은 사실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어 미리 잡아놓은 수치는 없지만 카카오뱅크의 신 CSS뿐만 아니라 기존 대출상품에서도 1분기 연체율을 보면 기존 시중은행보다 낮은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런 부실 우려들은 8월에 중금리 대출 상품이 나오는데 연체율로 증명을 해보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21%로, 신한은행의 0.31%, 하나은행의 0.24%, 우리은행의 0.25%보다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