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뛰면 다른 라면社도 뛴다"… 소비자단체, "라면값 인상 철회" 요구
"원자재價·인건비 상승 때문이라지만… 근거 미약" / 소맥분·팜유 가격은 장기 시계열에서는 하락 추세 / 매출원가·판매관리비서 종업원 급여 비중도 낮아져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오뚜기의 가격 인상이 다른 라면 제조업체들의 연쇄적 가격 인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소비자단체가 오뚜기의 라면값 인상에 반발하고 나섰다. 오뚜기는 다음달 1일부로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한다. 지난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만이다.
이에 따라 오뚜기 대표 제품인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은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오른다.
소비자교육중앙회와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한국소비자연맹 등 11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2일 성명을 통해 "오뚜기는 최근 밀가루, 팜유와 같은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상승을 이유로 라면 가격을 인상하려 한다"며 "주요 원재료 가격이 떨어질 때는 꿈쩍도 하지 않다가 원재료 가격이 평년보다 상승하는 시기를 틈타 소비자 가격을 올려버리는 기업들의 행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소맥분과 팜유의 수입가격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장기 시계열에서는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 오뚜기가 내세운 가격 인상의 근거는 약하다"고 꼬집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소맥분 수입가격은 지난해 kg당 326.3원으로 2012년에 비해 18.0% 하락했고, 가장 가격이 비쌌던 2013년보단 22.0% 낮았다.
팜유는 지난해 평균 수입가격이 kg당 813.0원으로 전년보다 26.8% 올랐지만, 2012년(1163.3원)과 비교해선 30.1% 떨어졌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같은 원재료 가격 변동 추이에 비춰 업체는 원재료 가격이 올라갈 때는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인상분의 부담을 전가하고 원재료 가격 하락 시에는 기업의 이익으로 흡수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짚었다.
오뚜기가 라면값 인상의 근거로 내세운 인건비 상승 부분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따졌다.
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오뚜기의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에서 종업원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8.2%로 최고점을 찍은 후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에는 6.8%로 전년보다 0.6%p 낮아졌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영업 규모 증가와 함께 인건비 금액이 늘고 있지만 충분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회사 입장에서 원가 압박의 요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인건비가 비용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아니어서 이번 가격 인상이 인건비 상승 때문이란 업체의 근거는 미약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케첩과 카레 등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오뚜기는 서민의 대표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답게 사회적 책임을 지고 이번 가격 인상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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