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사상 최대실적 달성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뚝심경영' 통했다
중소기업 지원확대로 상반기 호실적 견인 / 외부전문가인 서병기 대표 선임한 IBK투자증권 실적 상승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기업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긴 가운데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리더십이 주목된다.
윤 행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도 자신의 경영원칙에 충실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와 과감한 외부 전문가 영입 등이 그것이다. 때문에 특유의 '뚝심경영'으로 승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원칙에 충실한 윤 행장, 중소기업 지원확대가 상반기 호실적 견인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47.9% 증가한 1조21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보였다고 26일 밝혔다.
기업은행 측은 호실적의 최대 이유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확대를 통한 대출자산 성장을 꼽았다. 중기대출 잔액은 전년말 대비 10조4000억원 증가한 197조2000억원으로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의 시장 점유율(23.1%)이다.
이처럼 윤 행장은 중소기업 지원에 대해 줄곧 강조해왔다. 지난달 말 예비 지점장들과의 실시간 온라인 대화에서 그는 “헌법과 중소기업은행법에 명시된 중소기업 보호와 육성은 IBK의 존재 이유이다”며 “사명감을 가지고 중소기업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코로나19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은행의 존립 목적이라는 원칙에 충실한 경영을 유지함으로서 큰 수확을 거뒀다는 평가이다.
최근 기업은행은 ‘코로나19 극복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혁신‧창업기업’에 설비투자 촉진 대출 5000억원 규모 지원 △‘성장유망기업’에 전액신용대출 1조원 규모 지원 △‘일시적 유동성 위기기업’에 금융안전망 지원이 포함된다.
■ 혁신 인사 단행한 윤 행장, 외부인사 기용한 IBK투자증권 순이익 43.1% 증가
윤 행장은 지난해 3월 IBK투자증권의 서병기 대표를 선임했다. 서병기 대표는 신영증권의 IB부문, WM부문 등의 총괄을 담당한 외부출신이다.
윤 행장은 지난해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IBK투자증권의 경우 증권업무에 전문성이 높은 분이 CEO로 와서 이끄는 것이 회사 발전에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선임 배경을 설명하고 “회사의 특성에 따라 외부 공모와 내부출신 기용 방식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윤 행장의 인사혁신은 곧 실적으로 드러났다. IBK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43.1%증가한 48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782억원이었던 연간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상회하는 결과다. IB 전문가인 서 대표의 지휘 아래 기업공개를 기반으로 한 IB 수익이 급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행장은 지난 해 하반기에도 40대 지점장과 공모점포장을 발탁하고, 여성 승진을 확대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윤 행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가 시스템으로 정착될 수 있는 인사스코어 제도도입, 인공지능 기반 인사이동 프로젝트 추진 등을 통해 인사 혁신을 완성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 디지털 전환과 ESG 경쟁력 확보 의지 드러내 / 기업은행의 ESG등급은 통합 B+
윤 행장은 디지털 전환과 ESG경쟁력 확보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하반기 중점 추진사항으로 △디지털전환 가속화와 혁신금융 성과 창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쟁력 확보와 윤리경영 실천 등을 꼽았다.
윤 행장은 취임 이후 곧바로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구축해 직접 주재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데이터사업셀을 디지털 그룹 산하에 설치했다. 윤 행장은 디지털 신사업 및 신기술 도입 등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등급에서 기업은행은 통합 B+, 환경 B+, 사회 A, 지배구조 B+ 등급을 받았다. 통상적으로 A등급 이상의 높은 ESG등급을 자랑하는 금융업계에서는 일반적인 성적이다.
■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관료출신 경제전문가
윤 행장은 1960년 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행정학 석사, 그리고 미국 UCLA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제12회 행정고시에 합격했으며 1994년 재무정책국 사무관을 지낸 후 2001년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국에서 산업정책과장으로 일했다. 2003년에는 청와대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이었으며 2009년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를 역임하고 2018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그리고 2020년 기업은행의 은행장으로 선임되었다.
대내외로 경제전문가라고 불리지만 금융권 출신이 아닌 관료출신이 기업은행장을 맡은 것에 대해 초반에는 노조의 반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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