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수' 된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 빙그레, 무더위에 '빙그레' 웃는다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연일 폭염·열대야가 지속되면서 빙과 업계가 입꼬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더위 수혜 상품인 아이스크림 매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빙그레가 크라운해태 아이스크림사업부를 인수한 후 맞는 첫 여름 시즌이어서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빙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빙과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1조6832억원, 2019년 1조6792억원, 2020년 1조5379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벌써 "올해 7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정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파다하다.
빙과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업계 특성상 6~8월 장사가 한 해 실적을 크게 좌우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여름에는 장마가 54일간 이어졌지만, 올해는 18일만에 장마가 끝이 났고 열대야가 지난해보다 빨리 나타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빙그레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 지난해 10월 크라운해태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1325억원에 인수한 후 맞는 첫 여름 시즌이기 때문이다.
국내 빙과 시장은 사실상 롯데와 빙그레가 양분하고 있다. 롯데는 롯데제과(시장 점유율 31.8%)와 롯데푸드(15.3%)를 통해 국내 빙과 시장의 47.1%를 점유하며 1위를 달리는 중이다. 해태 아이스크림(12.7%)을 품은 빙그레는 시장 점유율을 27.9%에서 40.6%로 끌어올리며 롯데를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나머지 10% 정도 시장을 놓고 하겐다즈(4.4%), 허쉬(2.8%), 기타회사(5.1%)가 경쟁하는 구조이다.
이런 가운데 빙그레가 올해 1분기(1~3월) 처음으로 롯데를 제치고 빙과 시장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롯데 입장에서는 뼈 아프겠지만, 빙그레로서는 크라운해태 아이스크림 사업부 인수가 '신의 한수'가 된 셈이다.
빙그레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9.7% 증가한 매출 1111억원을 올렸다. 이 기간 롯데의 매출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모두 합쳐 1094억원이었다.
게다가 빙그레는 향후 전망도 밝다. 하나금융투자 심은주 연구원은 "빙그레는 크라운해태 아이스크림 사업부 사업부 인수에 기인해 성수기 유의미한 레버리지(지렛대) 효과가 기대된다"며 "3분기부터는 전년 베이스에 대한 부담도 경감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빙그레 관계자도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7월 매출은 전년 대비 20% 정도 올랐다"며 "2분기에는 매출이 다소 감소했지만 최근들어 날씨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3분기에는 매출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크라운해태 아이스크림 인수 효과도 3분기 이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