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카카오뱅크의 ‘진짜 가치’, 이제 ‘차별화’로 시장에 증명할 때
카뱅 윤호영 대표, ‘개인사업자와 외국인 등 새로운 타깃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 선보일 것’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카카오뱅크의 8월 상장을 앞두고 고평가 논란이 연일 화제다. 출발 당시에는 ‘금융플랫폼’이라는 점을 내세워 시장의 관심을 모았으나 이후 행보를 보면, 기존 은행권과 동일한 사업을 영위한 ‘인터넷은행’이었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고평가 논란이 상장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그 영향은 카카오뱅크의 주가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카카오뱅크가 이를 잠재우고 기존 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화된 사업을 과감하게 선보여야 한다.
■ 은행법에 근거한 카카오뱅크, 기존 시중은행과 비슷한 사업모델 가져
카카오뱅크의 사업 설명서를 들여다보면 ‘은행법에 근거한 인터넷전문은행’, ‘무점포 형태의 디지털은행’이라고 소개되어있다. 즉 모바일 앱 기반의 사업으로 비대면 금융서비스 강화, 인증 절차의 간소화 등이 자신들의 차별점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제 비대면은 차별점이 될 수 없다. 시중은행의 비대면 전환 속도 또한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상반기 시중은행의 예·적금 및 신용대출의 비대면 비중은 70%~80%에 달했다.
또 시중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주요 상품을 비대면으로 바꾸는 작업에도 적극적이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아파트론’, 우리은행의 ‘우리WON주택대출’은 모바일을 통해 주담대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신한은행 또한 연내로 100%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00% 비대면 주담대 상품은 카카오뱅크가 올해 내놓을 상품이기도 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처음에 나왔을 때 사실 모두가 혁신적인 금융을 선보이리라 기대했었다”며 “하지만 결국 대출로 고신용자를 끌어들여 자금을 확보하고 신용대출, 적금상품 등을 내놓는 것을 보고 사업모델이 기존 시중은행과 다를 것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2017년 4월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 이후 2018년 1월과 6월 전월세보증금대출과 26주 적금 상품을 출시했으며 2019년 1월에는 WU빠른해외송금 및 사잇돌대출을 내놨다. 2020년 4월, 제휴 신용카드를 출시하고 7월에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 공모주 청약에서 58조7891억원의 증거금으로 역대 5위 기록했지만 외국인이라는 변수 존재 / 윤호영 대표, ‘기존에 없던 혁신 상품 선보일 것’
이같은 고평가 논란에도 카카오뱅크는 공모주 청약에서 58조7891억원의 증거금을 확보해 역대 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10%대를 웃도는 외국인이 기관 배정물량의 87,6%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변수가 있다. 카카오뱅크가 향후 내놓을 사업모델에 따라 주가의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를 인식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지난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선보일 혁신 서비스를 언급했다.
그는 “기존에는 카카오 채널의 도움을 받지 않았지만, 이제는 카카오 채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며 “펀드와 연금 등의 새로운 상품을 카카오 시스템과 협업해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없었던 타깃을 노리고자 하는데 개인 사업자라든지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도 생각하고 있다”며 “26주 적금, 모임통장 등 카카오뱅크만의 혁신 상품도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제 카카오뱅크는 8월 신 CSS(신용평가모델)를 적용한 중금리대출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카뱅만의 차별화된 사업을 선보여 금융플랫폼의 저력을 시장에 증명할 때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