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흔드는 중국몽 ③] 성장 보다 체제 우선 택한 시진핑, 공산당 독재 무서움 과시
디디추싱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등 25개 중국 빅테크 기업들 소집해 "스스로 잘못 바로잡아라" 자아비판 요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위대한 중화민족 부흥을 앞세워 ‘중국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중국인들이 의식주 걱정없이 풍족한 삶을 누리도록 만들겠다는 중국몽은 그러나 최근들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세계패권 전쟁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공산당이 영도하는 국가자본주의를 노골화하면서 세계 증시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중국 정부의 규제 행렬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에 대한 대대적 탄압을 시작으로 중국기업 해외증시 상장 규제, 사교육 규제조치 등 시장에 충격을 주는 잇단 강경조치를 쏟아내더니 급기야 25개 빅테크 기업들을 죄다 불러 모아 자아비판을 요구했다.
전쟁이나 혁명에서 볼 수 있을법한 자아비판을 강요받은 빅테크 기업들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핀둬둬, 바이두, 징둥, 화웨이, 디디추싱, 메이퇀, 오포, 비보, 샤오미, 신랑웨이보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들이다.
공산당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달 30일 25개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소집해 최근 시작된 '인터넷 산업 집중 단속'과 관련해 스스로 잘못을 찾아 바로잡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의 끝모를 규제폭탄에 세계증시에서 중국 관련주들은 폭락을 면치 못했다.
디디추싱, 바이두, 알리바바 등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주 100여개의 시가총액은 중국정부의 규제 폭탄 이후 시가총액이 거의 4000억달러(460조원) 가량 증발했다.
폭락의 시발점이었던 디디추싱은 회사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급기야 뉴욕증시 자진 상장폐지설까지 나오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서방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중국정부의 강공 드라이브 이면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영구집권 야욕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집권2기(2018-2022) 끝을 향해 가고 있는 시진핑은 안정된 집권연장을 위해서는 강력한 중앙집권식 통제를 통한 사회 안정이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는 최근 사교육 금지와 함께 보장성 임대주택이란 정책을 발표했다. 보장성 임대주택이란 저소득층에게 시장보다 저렴한 가격에 장기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당이 직접 분배에 관여하는 공산주의 체제로 회귀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다.
세계시장의 평판을 잃고 성장을 손해보더라도 공산당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경제와 사회적 불평등에서 비롯되는 중국국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려 결국 시진핑의 장기집권을 이어가겠다는 속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서 “중국 공산당이 사회안정과 통제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시장이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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