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에 100억 출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분할매수'하는 까닭은?
[뉴스투데이=고은하 기자]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달 29일 미래에셋생명에 대해 100억원 규모의 출자를 하기로 결정해 주목된다.
우선 출자 방식이다. 현금을 직접 투입하는 게 아니다. 장내에서 주식 분할매수를 통해 출자를 한다.
분할매수는 많은 분량의 특정 종목 주식을 점진적으로 매수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분할매수는 주로 그 주식의 가격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이뤄진다. 분할매수를 이용하면 평균매입 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 회사 입장에선 ‘장내 주식 분할 매수’를 하는게 부담이 적다”며 “장내 주식 분할 매수를 하면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의 특성상 단기간에 매수물량이 많아지면 주식가격이 급등하기 마련이다. 분할 매수를 할 경우 이런 부작용이 줄어든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개월의 기간(8,9,10월)을 두고 조금씩 주식을 매입, 최종적으로 100억원 어치를 사겠다는 방침이다.
■ 미래에셋생명의 시장 가치 위해서도 '점진적 주가 상승'이 바람직해
미래에셋생명의 입장에서 볼 때도 분할 매수 방식은 합리적이다. 점진적 주가 상승이 이뤄질 때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00억원 규모 출자와 관련, "보험업 성장성에 대한 우려로 업계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면서 "다양한 환원정책을 진행하면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한 것이다.
사실 미래에셋생명의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일 종가 기준으로 4120원이다. 2015년 상장 직후 최고가인 7600원을 수년 째 밑돌고 있다.
CEO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1월 미래에셋그룹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에 출연, "미래에셋생명 등 상장 계열사 주가 부진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그룹 회의를 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주주환원정책을 강력히 주문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은 주가 가치를 상승하기 위해서 2015년 170만주, 2018년과 2020년 500만주에 이어 올해 300만주까지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주가를 높이기 위해 100억원을 출자하지만, 급격한 주가 상승을 원치는 않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00억원 규모로 일시에 주식을 매입할 경우 우려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함이다.
■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분율 상승’,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등의 기대효과도 노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출자 목적은 미래에셋생명측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관계자는 출자의 기대효과로 ‘지분율 상승’과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라는 두 가지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생명에 대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생명의 주식 매수로 인해 ‘지분율’이 올라간다"면서 "그 결과, 계열사 지배 구조가 강화됨으로써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부분에서 점유율이 높고, 성과가 좋은 편이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에 가입을 하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낮게 평가돼 있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00억 출자를 통해 주가 가치 상승을 견인하고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