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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그룹의 상장이슈, 재계판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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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중
입력 : 2021.08.16 11:25 ㅣ 수정 : 2021.08.16 19:24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그룹 이사회의장이 '시총전쟁' 공격자/개별기업 경쟁력보다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산업구도 변동이 중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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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왼쪽) LG그룹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그룹 이사회의장이 주요 계열사 상장을 통해 재계판도를 흔드는 '시총전쟁'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각사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그룹의 상장이슈가 재계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 같은 재계판도 변화는 개별 기업의 경쟁력보다는 4차산업혁명의 고도화에 따른 산업구도의 지각변동이 중대변수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1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상장사 시총 기준 ‘빅4’는 삼성그룹(728조2706억원), SK그룹(206조158억원), LG그룹(150조8940억원·LX계열 제외), 현대차그룹(142조7373억원)등이다. 카카오와 카카오뱅크·카카오게임즈·넵튠 등 상장 계열사를 둔 카카오그룹의 시총 합계는 지난 13일 기준 107조7886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의 뒤를 잇는 5위이다. 

 

이 판도가 지각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의 위치는 흔들리지 않지만 2위와 4위를 둘러싼 치열한 각축전이 시작되고 있다. 

 

■ 재계 맏형 최태원 회장와 ‘빅4’ 중 막내격인 구광모 회장 간의 시총 2위 경쟁 가열  

 

우선 2위 쟁탈전의 경우, LG그룹이 공격자이고 SK그룹이 방어자이다. 

 

LG그룹은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올 하반기 중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 기업의 가치가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조만간 심사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만약에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직후 100조원 안팎의 시총을 형성한다면 LG그룹의 시총은 250조원을 밟아 섬으로써 206조원 규모인 SK그룹을 추월할 수 있다. 재계 맏형인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빅4’ 중 막내 격인 LG그룹 구광모 회장에게 시총 2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 글로벌 전기차시대 리더인 정의선 회장과 플랫폼기업 총수인 김범수간에는 시총 4위 전쟁

 

4위 쟁탈전에서는 카카오그룹이 공격자이고 현대차그룹이 방어자이다. 

 

카카오뱅크 상장으로 단박에 100조원대 시총을 형성한 카카오그룹은 이미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카카오페이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재팬의 국내외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추정한 이들 4개 계열사의 평균 기업가치 합계는 카카오페이 13조원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12조원대, 카카오재팬 9조원대, 카카오모빌리티 6조원대 등이다. 단순 합산하면 총 41조원대에 달한다. 41조원이 더해지면 카카오그룹의 시총은 148조원 안팎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시총 142조원을 넘어섬으로써 시총 4위에 오르게 된다. 

 

물론 현대차그룹도 상장이슈가 있다. 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회장이 11.72% 지분을 보유한 회사이다. 최근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소 비상장'에서 거래되는 주가를 토대로 예상 시총을 환산하면 7조9751억원 규모이다.

 

이 금액이 합산될 경우 현대차그룹 시총은 150조원을 넘어선다. 최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그룹의 김범수 이사회의장은 자산 16조원으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14조원)을 제치고 한국 1위 부자로 성장했다.

 

글로벌 전기자 시대의 리더 평가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흥 플랫폼기업 총수인 김범수 의장에게 시총 4위 자리를 내주게 될 경우,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산업판도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외국인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내다 팔고 LG화학과 카카오뱅크 등 대거 매수

 

이 같은 시총전쟁의 전망은 어떨까. 최근 주식시장 흐름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LG그룹이 유리한 고지위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7거래일동안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 매도금액은 총 7조5920억 원에 달한다. 주가는 각각 10.25%, 16.12%씩 급락했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와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등이 상당기간 D램 반도체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D램의 재고가 소진되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처럼 반도체주를 내다팔고 대신에 2차전지주와 카카오뱅크를 대거 매수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2차전지주 삼성SDI로 순매수 금액 4732억원이었다. 역시 2차전지주인 LG화학의 외국인 순매수액이 3854억원으로 2위다. 외국인들이 LG에너지솔루션을 바라보고 LG화학주를 대거 매수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선진국 시장이 전기차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 약진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처럼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가 하락세를 탄 반면에 2차전지주가 본격적인 우상향 시대를 맞이한다면, LG그룹에게 유리한 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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