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재용 한국메타버스연구원 원장] 그야말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열풍이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부터 은행과 기업, 언론사까지 앞다퉈 메타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이에 한국메타버스연구원(원장 최재용)도 네이버제트에서 운영하는 메타버스 '제페토'를 체험하고 분석해 봤다. 우선 게임처럼 앱스토어에서 제페토 어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아바타를 만들었다. 이 아바타를 통해 가상세계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재미가 쏠쏠했다.
가상세계 속에서 한강공원을 산책하다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다니는 다른 아바타를 만났다. 부러웠다. 당장 스케이트보드 아이템을 구매했다. 그러니 곧바로 현실세계의 통장에서 1200원이 빠져 나갔다.
그래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현실세계에서는 실력이 되지 않아 스케이드보드를 타지 못하지만, 가상세계에서는 '씽씽' 달릴 수 있으니까.
제페토 안에는 '렌지'의 전용숍도 있었다. 렌지는 가상세계에서 대리만족을 충족시켜주는 아이템을 만들어 월 수익 1500만원을 올리는 메타버스 크리에이터(창작자)다.
이런 렌지가 부러워서였을까. 아이템 만들기에 관심이 쏠려 제페토 스튜디오(사용자가 의상이나 아이템을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기능)에 가입했다.
포토샵이나 미리캔버스 같은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알고 패션디자인 감각이 있으면 어렵지 않게 아이템을 만들 수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판매하기 위해서는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2주 이상 걸린다고 한다.
요즘 같은 스피드시대에 크리에이터들이 기다리다 지쳐 포기할 것만 같다. 게다가 아이템을 판매한 후 현금화하려면 유료 가상화폐인 젬으로 5000젬(원화 환산 시 약 12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기본 아이템이 3젬에 판매되니 1600개 이상은 팔아야 현실세계에서 쓸 수 있는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제페토 사용자가 2억여명이나 된다고 하니 아이템만 좋으면 잘 팔릴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1만원 정도 수익이 모이면 현금으로 인출이 가능하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아이템 개발에 도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이나 경력단절여성(경단녀)들이 배워서 크리에이터 창업을 하면 유망할 것이다.
메타버스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는 광고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뛰어든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으로 생태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크리에이터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 '네이버TV'는 진출 초기에 채널개설 진입장벽을 높게 만들고 수익창출 조건도 유튜브보다 좋지 않아 크리에이터들에게 외면 받은 바 있다. 지금은 채널개설 진입장벽을 조금 완화했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만큼 국내에서 시작된 싸이월드, 프리챌 등 '메타버스 원조' 플랫폼의 실패 원인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근래에 은행과 언론사을 비롯해 기업이나 기관 및 학교에서 미국 스타트업 '게더'가 개발한 메타버스 서비스 '게더타운'에서 사무실도 꾸미고 일도 하고 회의도 하는 곳이 늘고 있다. 게더타운은 가상공간이지만 실제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얼굴도 볼 수 있고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이에 초등학교 수업부터 정부 기관의 각종 행사와 세미나, 교육, 회의 등이 게더타운 안에서 이뤄진다.
어릴적 즐겨하던 컴퓨터 게임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설정해 키보드로 이동시키며 원하는 사람과 얼굴보며 대화도 나누고 일도 한다.
게더타운의 장점은 가상공간에서의 아바타 활동이 바로 실제의 모습이 보이는 화상 대화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마치 사무실이나 회의실에서 옆사람과 이야기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이제라도 우리나라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회사들은 게더타운보다 더 획기적인 가상 사무실, 가상 회의실, 가상 교실 등을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네이버제트처럼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에도 서둘러 진출해야 한다.
게더타운이 아직은 영문으로 돼 있어 국내 유저들이 쉽게 사용하기 힘들다는 틈새를 노려야 한다. 삼성과 카카오, KT, LG, 롯데 등 국내 대기업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홍보마케팅을 한다면 페이스북이나 줌처럼 메타버스 세상에서 강자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