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의 JOB채 (66)]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간의 연봉 역전과 취준생의 선택은?

이태희 편집인 입력 : 2021.08.24 07:35 ㅣ 수정 : 2021.08.24 09:47

'기업문화 '파악해서 취향에 맞는 쪽 선택하는 게 바람직/삼성전자와는 다른 SK이노의 '공동체주의 성과급 체계'를 평가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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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발맞춰 인재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 SK이노베이션]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2차전지’로 불리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업 간의 ‘인재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라이벌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의 연봉이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취준생들은 기업선택의 기준으로 연봉, 복지, 기업문화 등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 으뜸 기준은 연봉이다. 연봉이 역전되면 취준생들은 고민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번 역전은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재역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때문에 갈피를 잡기 어려운 고민이다.  이런 경우 '기업문화'를 파악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쪽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양사의 최근 1년 간 반기보고서의 평균급여 추이를 살펴보면 눈길을 끄는 현상이 발견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큰 폭의 증가 추세인데 비해 SK이노베이션은 감소추세이다. 

 

LG화학의 2020년 6월 말 기준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급여는 남성 4100만원, 여성 3200만원이다. 반기보고서상의 수치이므로 반년치 연봉이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남성 8200만원, 여성 6400만원으로 추산된다. 직원수는 남성 5573명, 여성 920명이다. 합치면 총 649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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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임직원과 함께 일회용품·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제품 사용을 장려하는 '에코엔솔' 캠페인을 진행하는 광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2020년 12월 1일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6월 말 기준 반기 보고서를 보면, 인력은 대폭 증원됐고 급여도 크게 올랐다. 평균 급여는 남성 5900만원 여성 4000만원이다. 전체 평균은 5600만원이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평균 1억 1200만원이다. 많이 올랐다. 남성기준으로 비교하면 1년만에 급여가 44% 포인트 정도 올랐다. 

 

직원수는 남성 7446명, 여성 1274명이다. 합치면 총 8720명이다. 직원은 34% 포인트가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6월 말 기준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급여가 남성 6300만원, 여성 4000만원이다. 전체 평균은 5800만원이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억 1600만원이다. 직원은 남성 1750명, 여성 506명이다. 합치면 총 2256명이다. 

 

그런데 올해 6월말 기준 반기보고서를 보면 직원은 늘었는데 평균 급여가 크게 줄었다. 남성 4400만원, 여성 3600만원이다. 전체 평균은 4200만원이다. 전체 평균 급여가 1년만에 38% 포인트 감소했다. 직원은 남성 1888명, 여성 581명이다. 합치면 총 2469명이다. 직원수는 9.4%포인트 정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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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산해진미 플로깅 자연봉사 캠페인을 하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과거 수년 동안 SK이노베이션이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무기로 LG에너지솔루션의 인재를 스카우트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 평가였다. 인재유치의 주요 변수였던 연봉 서열이 뒤흔들린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SK이노베이션이 지난 해 코로나19팬데믹으로 인한 유가폭락 등으로 막대한 적자를 보는 바람에 매년 2월에 지급되는 성과급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때문에 올 상반기 평균 급여가 지난 해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종합화학 등 6개 주요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중 석유사업의 비중이 64%로 가장 크다. 배터리 사업 비중은 6%에 불과하다. 석유사업이 호황이면 배터리 부문 직원도 성과급이 늘어나지만 지난해처럼 유가가 폭락하면 그 타격을 공유한다.

 

억대연봉의 대명사인 삼성전자의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은 초과이익의 20% 범위내에서 최대 연봉의 50%까지 지급하는 제도이다. 반도체(DS)부문, 가전(CE)부문, 무선사업 및 네트워크 부문 등이 각각 사업 실적에 따라 차등지급 받는다. 엄격한 ‘실적주의’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다른 사업부문의 성과와 손실을 공유하는 SK이노베이션의 성과급체계는 일종의 ‘공동체주의’인 셈이다. 올해 들어 유가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SK이노베이션의 급여도 회복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중 어느 쪽이 연봉 면에서 유리할지 판가름하기 어려워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 말 '역대급' 정기공채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SK그룹은 내년부터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므로 마지막 공채가 된다. 취준생들은 삼성전자의 '실적주의 성과급 체계'와 구별되는 SK이노베이션의 '공동체주의 성과급체계'가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지를 따져보면 선택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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