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29개국 중 29위인 ‘유리천장지수’, ‘카드업계’에도 팽배
[뉴스투데이=고은하 기자] 지난 18일 카드사를 비롯한 금융업계는 금융감독원에 ‘반기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는 ‘정기공시제도’가 현존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들은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가진다.
정기공시는 증권을 발행하거나 상장한 법인 등의 사업내용, 재무상황 등 기업 내용을 정기적으로 공시함으로써 일반 투자자에게 합리적인 투자판단 자료를 제공하고 시장에서 공정한 가격 형성이 이뤄지도록 해 질서를 확립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이 때문에, 성별·연령·직업 등에 제한받지 않고 누구나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서 기업들의 ‘반기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다. 따라서 기자도 제한받지 않고 기업들의 ‘반기보고서’를 열람 및 분석할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카드업계’의 반기보고서를 기저로 분석하는 중에 흥미로운 사실을 도출됐다.
국내 8개 카드사의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여성임원의 수가 0명인 기업이 3곳, 1명인 기업은 2곳, 3명인 기업은 2곳, 10명인 기업은 1곳이라는 결과다.
8개 카드사 중 비씨카드와 KB국민카드, 우리카드의 경우엔 여성임원이 0명이었다. 반해 하나카드와 신한카드의 여성임원은 1명이었다. 하나카드는 22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이 1명(4.55%), 신한카드는 16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이 1명(6.25%)로 나타났다.
이어 롯데카드는 37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은 3명(8.11%), 삼성카드는 30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은 3명(10%)로 나타났다. 그중 현대카드가 8개 카드사에서 여성임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총 70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은 10명(14.29%)에 달했다. 14.29%의 수치가 압도적으로 높다곤 할 수 없지만, 타사에 견줘보면 압도적인 수치라는 건 분명하다.
이를 종합하면, ‘유리천장지수’는 여전히 ‘카드업계’에도 팽배하다는 사실을 도출할 수 있다.
앞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9년째 ‘꼴찌’ 순위에 머무르고 있다.
‘유리천장지수’란 이코노미스트가 2013년부터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직장 내 여성차별 수준을 평가해 발표하는 지수이다. 10가지 지표를 가중평균해 결과를 내며, 지수가 낮을수록 직장 내 여성차별이 심하다는 뜻이다.
즉, 카드업계가 제출한 ‘반기보고서’에서도 현격하게 드러난 실상이 '여성임원의 수'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동안 이런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상당수의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지만,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하지만 카드사의 유리천장을 비판적 시각만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신입직원 입사 성비에서도 남성이 우위를 점하고 있고, 정규직 비율도 남성이 높다.
또 평균 근속연수도 남성이 여성 근로자보다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드사의 여성 임원 수와 비율이 남성보다 낮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